영화 미키17, 실험실의 쥐는 누구인가?

복제된 인간, 복제되는 사회 – 나는 과연 나인가?

영화 미키17을 보면서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들에 대해 발상의 전환과 입장의 변화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이 영화 속 미키는 마치 실험실의 쥐와 같다. 최재천 교수님이 숱한 동물 실험을 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동물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많은 동물 실험을 수행해야 했던 상황처럼 말이다.

과연 미키는 대체되고 소모되며 버려지는 존재였을까?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미키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지 않은가? 특히, 나와 같은 평범한 소시민들은 늘 대체 가능하고 소모되며 버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 교육청에서 근무하는 나조차도 수없이 많은 업무 변화를 겪었다. 내가 하는 일은 언제든지 다른 누군가가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나의 가치는 소모적이고 임시적인 존재에 불과한 것일까?

최근 린치핀이라는 책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현대인들이 언제든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재가 되자’는 메시지는,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듯하다.

봉준호 감독을 제외하고는, 마치 한 편의 외국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외국 배우들이 등장하고, 외국 감성이 담긴 이 영화는 세련된 방식으로 세상을 풍자한다. 권력자와 세뇌된 광신도들, 욕망의 수레바퀴 속에서 끌려다니는 미키 같은 범부들, 원대한 꿈과 비전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신만을 위해 사는 권력자들, 그리고 그들의 포장만을 돕는 아첨꾼들까지.

이 영화에서는 나치의 선전전이 펼쳐지고, 돈이면 모든 것을 사고파는 자본주의의 천민들이 등장하며, 생각을 멈추고 쉽게 선동당하는 대중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서지만, 과연 제2의 지구는 존재할까? 영화에서는 이상적으로 그러한 행성을 찾아 도착하지만, 나는 염세주의적으로 제2의 지구는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또한, 인류가 새로운 행성에 도착한다고 해도 결국 균형과 조화를 깨뜨리고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위탁사회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요즘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생각조차 위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AI에게 생각을 맡기고, 유튜버들의 견해를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타인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으로 착각하며 사는 것이 일상이 된 것만 같다.

영화 속에서 외계 행성의 미지의 생물체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너무나도 쉽게 이해하고 소통하는 모습은, 나에게는 판타지처럼 느껴졌다. 영화적 재미는 충분했지만 현실감은 떨어졌다. 하지만 인간 복사, 정신의 복제는 어느 정도 가능해질 미래가 아닐까? 미키17은 우리가 고민하지 않았던 인간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꿈꿔왔던 많은 것들을 실현시킬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인간인가?’라는 질문이다. 인간이 가장 인간다운 순간은 언제인가?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이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장면이 오히려 가장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그렇다면 인간성이란 결국 감정일까?

최근, 일론 머스크가 초지능 인공지능을 공개했다. 선을 넘은 듯한 AI, 그리고 어떤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하는 이 AI를 보며 사람들은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X(구 트위터)와 같은 대화 플랫폼에서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는 AI가 등장한다면, 인간과 AI의 경계는 더욱 흐려지지 않을까?

인간도 감정을 학습하는 존재라면, AI가 감정을 학습할 때 인간과 AI의 차이는 무엇이 될까? 우리는 점점 인간성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키17을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풍자와 비판, 블랙코미디, 사회 체계에 대한 역발상의 시선까지. 늦은 밤, 잠보다 깊은 사색에 잠기게 만든 영화였다.

요즘 들어 호기심과 궁금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기 위해, 어린아이의 마음을 유지하고자 한다.

미키17은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탄탄한 시나리오, 사실감 넘치는 CG, 그리고 세계적인 완성도를 갖춘 연출이 돋보였다. 상상력은 때로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미키17이라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했을까?

인간 프린터를 어떻게 했을까? 내가 나를 복제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노동과 책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내 생명이 무한히 반복된다면, 나의 인생은 소중할까?

미키17을 통해 던져진 질문들, 그리고 그 끝없는 궁금증과 고민을 안고 영화평을 마친다.



2025.3.1.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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