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의 우선순위를 묻다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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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멀리 있지 않다. 학교 건물 안, 교실 안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아이들의 하루가 곧 교육이다. 그래서 교육정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장면은 회의실이나 보고서가 아니라, 교실에서 아이들과 마주 서 있는 교사의 모습이다. 좋은 교육은 방향과 방법, 참여가 모두 중요하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하나다. 현장의 목소리를 묻고, 끝까지 듣는 일이다.
최근 2026년을 대비한 인천교육의 여러 학교 지원 사업 계획이 차례로 안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 현장은 익숙하면서도 불안한 감각을 다시 느낀다. 그동안 학교교육을 떠받쳐 왔던 각종 공모사업과 지원사업 예산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체감 때문이다. 물론 한정된 재정 여건 속에서 교육청이 종합적인 판단을 했고, 인건비와 복지비 같은 경직성 경비가 늘어나는 구조적 현실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교실에서 느끼는 변화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마치 몸속의 혈류가 서서히 약해지는 것처럼, 교실을 지탱해 오던 작은 지원들이 하나둘 줄어들 때 교육의 숨결도 함께 가빠진다. 교실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수업을 꾸려 가는 여력은 점점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반복된다.
교육청의 다양한 정책과 역점사업이 모두 의미 없다는 말은 아니다. 읽고, 걷고, 쓰는 경험을 일상 교육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처럼 교육적 취지가 분명한 정책도 많다. 다만 시민의 입장에서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이러한 정책과 예산의 무게중심이 과연 교실과 학생들의 배움에 얼마나 직접 닿아 있는가 하는 점이다. 화려한 행사와 홍보, 대외 협력은 눈에 잘 띄지만, 그 성과가 교실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는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현장의 교실은 지금도 여러 어려움을 동시에 안고 있다. 위기학생과 위기학급이 늘고,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관계 갈등, 기초학력 저하와 사교육비 증가, 입시경쟁 같은 문제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이는 어느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다. 그래서 현장은 묻는다. 지금 인천교육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는가. 정책과 예산의 중심이 정말 교실과 학생의 배움에 놓여 있는가.
교육은 정치의 언어로 설명되기보다, 아이들의 성장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교육의 성과는 보고서 속 수치나 사업 목록이 아니라, 교실에서 학생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는지로 확인된다. 이를 위해 교육예산 역시 다수의 학생과 교사가 교실에서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교육활동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수업과 학급, 상담과 생활교육처럼 교실 한가운데에서 작동하는 예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홍보나 행사, 대외 협력 사업도 필요성은 인정하되, 어디까지나 교육을 뒷받침하는 부수적 영역으로서 효과와 우선순위를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학교를 지원하는 현장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점은 거창하지 않다. 중요한 정책 변화와 예산 조정일수록 교육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묻고,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먼저 듣는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 그 경청 위에서 세워진 정책만이 교실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의 답은 교실 속 학생들의 바른 성장에 있다. 아이들이 배움에 집중하고, 관계 속에서 자라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할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인천교육이 다시 힘을 얻기 위해서는 교실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학교를 지원의 출발점에 놓고, 정책과 예산의 목적을 학생의 배움에 분명히 두는 것, 그 질문과 선택이 지금 인천교육에 필요하다. 결국 교육의 문제는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언제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이다.
별의별 교육연구소장 김대성
(상인천초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