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로 돌아가는 장학사의 다짐, 그리고 사람의 온기를 잊지 않기 위하여
다시 학교로 가는 길목에서
9월 1일자 교감 전직을 앞두고, 나는 2일간 신규 관리자 역량 강화 연수를 받았다. 그동안 교육청 장학사로서 6년이라는 시간을 치열하게 보내왔기에, ‘교감’이라는 새로운 역할은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연수는 교감으로서 마주할 인사, 조직, 교육지원, 행정 등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바쁜 8월 말의 시기, 연수를 받는 이틀은 오히려 내게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2년 전 교감 자격연수 당시, 바쁜 업무로 인해 연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연수는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나는 환영받을 준비가 되었는가?
강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처음 발령받은 교감은 환영보다 경계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충격적이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관리자는 늘 조심스럽고, 조직에는 변화와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누구보다 치열하게 교육행정을 해왔다. 학교 현장에 기여하는 교감이 되고자 하는 각오는 분명하다. 하지만 교사로서 나 역시 낯선 관리자의 등장에 불편함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사람으로서의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시작은 ‘인사’다. 눈을 맞추고, 미소를 건네며, 먼저 다가가는 교감이 되고 싶다. 말 한마디 따뜻하게 건네던 교감 선생님이 여전히 기억에 남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이 되고 싶다.
실력 있는 교감, 함께 배우는 동료로
교육청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오며 전문성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는 건 ‘초보’가 되는 일이다. 교사들의 교육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행정뿐 아니라 수업, 학생생활, 학교 문화 전반에 대해 꼼꼼히 알아야 한다.
“교감 선생님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됐어요.”
그런 말을 듣는 교감이 되고 싶다. 불이익을 막아주고, 어려움이 있을 땐 함께 뛰며 돕는 실력 있는 교감. 나의 경험이 자만이 되지 않도록, 끝없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싶다.
다양한 사람을 잇는 다리처럼
요즘 학교는 다양한 직군, 다양한 성격과 철학이 공존하는 공동체다. 관리자에게 필요한 건 '통솔력'보다 '존중과 소통'이다. 나는 관리자라는 위치보다 매개자, 촉진자의 역할을 하며, 구성원들과 권한을 나누고 함께 결정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자칫 장학사 경험이 ‘고집’이 되지 않도록, 선입견 없이 사람을 대하고 이야기를 경청하고 싶다. 인사는 따뜻하게, 결정은 신중하게, 태도는 겸손하게. 학교라는 공동체의 중간다리 역할을 진심으로 수행하고 싶다.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
학교에 가보니, 아이들이 참 귀엽다. 나의 자녀는 고등학생과 중학생으로, 초등 아이들과의 접점이 오랜만이었다. 특히 저학년 아이들은 너무나 사랑스러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었다.
그 아이들을 20명 이상 품에 안고 가르치는 교사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진심으로 머리가 숙여졌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교감, 선생님들이 교무실에서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교감이 되고 싶다.
머리, 가슴, 그리고 다리로 뛰는 교감
어느 강사님은 말씀하셨다.
“머리로 알고, 가슴으로 느끼고, 다리로 뛰는 교감이 되라.”
나도 그렇고 싶다. 실무를 이해하는 머리, 교사를 공감하는 가슴, 현장을 누비는 다리로서 살아 숨 쉬는 관리자.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직 회복이 필요하다. 긴 교육청 생활과 업무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남은 일주일 동안 나를 돌보며 준비하고 싶다. 부담을 주는 교감이 아니라, 함께 숨 쉴 수 있는 교감으로.
선한 영향력으로 기억되고 싶다
교직 경력도 어느새 23년. 학교에는 나보다 더 오래 근무한 선생님들도 많다. 그분들의 경험을 존중하며, 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도 잘 이해하고 따르며, 오고 싶은 학교, 머물고 싶은 교무실을 만들고 싶다.
오늘 연수원에는 나처럼 9월 1일자 신규 교감 선생님들도, 이미 학교에 나가 계신 분들도 함께 있었다. 설렘, 두려움, 부담, 책임감이 교차하는 이 시기. 나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한 번 사는 인생, 내게도, 내 곁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교감이 된다는 건, 권한이 아니라 책임을 품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불편함을 덜어주며, 아이들과 교사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자리.
나는 그 길 위에서 다시 배우고, 더 따뜻해지고 싶다.
2025. 8. 21.(목)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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