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긴장이고, 매일이 감사인 교감의 일상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일부터
“요즘엔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일을 합니다.”
교감 발령을 받은 후, 내 삶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우선순위’였다. 예전엔 업무가 삶을 이끌었고, 바쁜 일정을 핑계로 가족에게 미안한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설거지를 하고, 새벽배송 물품을 정리하고, 반려견 초코의 패드를 갈고, 쓰레기를 버리고, 집안을 정돈하는 일이 하루의 시작이다.
그 일들은 작지만 가장 나다운 일들이고, 가족을 위한 마음의 표현이다.
학교의 하루는 설렘으로 시작된다
교감의 하루는 이른 아침, 교문 앞에서 시작된다.
복무 결재와 행정 업무보다 먼저 해야 할 일, 바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일이다.
배움터지킴이 선생님과 노인 일자리 어르신들이 계시지만, 나는 교감으로서 매일 아침 직접 나가 교통지도를 하고 아이들을 맞는다.
학교 앞 문구점, 좁은 골목길, 복잡한 차량들 속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키는 일은 단순한 루틴이 아니다.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교감 선생님!” 하고 인사하며 들어오는 그 순간, 나는 다시 힘이 난다.
사라진 아이, 땀 흘린 한 시간
오늘은, 아이 한 명이 “등교하겠다”던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학교 주변을 돌고, PC방을 돌고, 경찰에 협조를 구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한 시간 넘게 아이를 찾아 헤맸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히 돌아왔지만, 그 뒤에는 분명 말 못할 사연이 있을 터였다.
아이와 상담 선생님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학교의 하루는 종종 이렇게 예고 없이 격렬해진다.
조용한 학교에도 매일 일이 넘친다
작은 학교라고 일이 적지 않다.
학부모 면담, 돌봄 교실, 업무 협의, 공문 처리
하루에도 몇 번씩 상황이 바뀌고, 조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몰아친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복지사님, 실무사님, 상담사님…
학교는 사람의 연결로 돌아가는 유기체라는 걸 새삼 느낀다.
작은 학교지만, 해결해야 할 현안은 결코 작지 않다.
학교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좋은 교육은 마치 예술과도 같다.
예산, 인력, 가정 형편, 학생의 발달 특성…
수많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한 ‘하모니’가 완성된다.
교사는 지휘자이자 연주자이며, 학교 구성원 모두가 이 웅장한 연주를 함께하는 팀이다.
교감의 역할은 어쩌면 그 하모니를 뒤에서 조율하고, 지탱하는 그림자일지도 모른다.
교감의 자리, 조용한 책임
교감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선생님들이 힘을 내어 수업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는 조력자가 된다.
지시보다는 제안으로, 명령보다는 공감으로, 함께 길을 찾는 사람이 된다.
매일 학교를 돌며 소소한 불편을 듣고, 조용히 메모하고, 다음 날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는다.
긴장과 설렘, 책임과 기대가 하루하루를 채운다.
매일이 고맙고, 매일이 배움이다
2주간의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 한편엔 고마움이 가득하다.
좋은 선생님들, 든든한 직원들, 말없이 애써주는 많은 분들..
모두가 학교라는 커다란 배를 함께 움직이고 있다.
나는 그 배의 부선장처럼, 언제나 눈을 부릅뜨고 파도를 살피는 역할을 하겠다.
다시 새롭게, 학교라는 이름의 공동체
이제 나는 학교를 하나의 ‘공동체’로 바라본다.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까지 하나의 큰 생태계로.
자율성과 책임, 전통과 혁신,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공간.
매일 아침 ‘설레는 발걸음’으로 교문을 들어서는 내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오늘도 한 발 더 나아간다.
덧붙이며
새로운 자리, 새로운 역할은 늘 낯설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진심은 결국 통하고, 다정함은 지치지 않으며,
좋은 학교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것을
2025년 9월 10일 수요일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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