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역시 나만큼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고단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주차요원을 만나는 경우, 주차요원이 아닌 그의 모습을 굳이 상상하지 않는다. 역할로서만 사람을 인식했던 것, 즉 대상화했던 것이다. 사실 그에게도 가족이 있고 일하지 않을 때에는 그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있을 텐데, 그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너도 나와 같이 마음속에 깊은 바다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인사는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대상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인사는 너와 내가 고된 삶을 뚫고 만났다는 것을 축복하며 동시에 서로의 삶이 안녕하길 바라는 의식이다. 안녕, 아무 탈 없이 편안함. 오늘 만난 당신이 안녕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