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관련해 전보다 스스로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아마 '나 자신을 돌보는 노력'에 대한 것인 것 같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지금의 나는 그 사실을 아주 잘 알아차린다.
그리고 나를 돌보는 소소한 행위들을 거리낌이 시작한다.
나는 차를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한다.
갓지은 따뜻한 밥을 먹는 것도 좋아하고
컴퓨터 바탕화면을 내가 좋아하는 그림으로 바꾸는 것도 좋아한다.
화장하는 것도 좋아하고, 치마를 입거나 하이힐을 신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 목적 없이 그 행위 그 자체에서 기쁨을 느낀다.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이런 작은 행동들을 하는데,
그러면 기분이 조금씩 나아져서 짧은 시간에 꽤 괜찮은 상태가 된다.
예전에는 큰 행동을 해야 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쇼핑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서 맛있는 (대체로 비쌀 수밖에 없는) 음식을 먹거나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험담을 몇 시간 동안 (어쩌면 하루 종일) 늘어놓거나
아니면 기분 전환하러 근교에 나가거나 등과 같은 행동들 말이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하고 나면 항상 후회가 따랐다.
쇼핑은 불필요한 곳에 돈을 썼다는 후회를 낳았고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면 몸이 지치는 느낌이었다.
남에 대한 적당한 험담은 나쁘지 않을 수 있지만,
너무 많은 험담은 나 자신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근교에 나갔다 오면 그 순간만큼은 괜찮지만 돌아와서는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어디에 만족을 느끼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한 행동들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큰 행동에는 큰 반대급부가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큰 쇼핑에는 큰 돈이, 많은 음식에는 많은 에너지나, 많은 험담에는 많은 자기혐오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에게 자기를 돌본다는 것은 언제나, 쉽게, 자주 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이런 행동은 이미 습관이 되었다.
이 작은 습관들이 현재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큰 버팀목이다.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은 주변에도 전파가 되는 것 같다.
가끔은 주변의 사람들도 나를 따라한다.
나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아니면 비슷한 행동을 하곤 한다.
그러면 나도
아, 저 사람도 자기를 사랑하고 싶구나, 자기를 표현하고 싶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공감대가 생기고,
그들한테 더욱 친밀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냥,, 그런 작은 행동들을 자주 하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