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쯤은 남다르게
산골에서 남다르게 산다는 건 큰 모험이다. 모험에 따른 보상이 크지 않더라도 기꺼이 평범함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결정에 대한 후회‘가 크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은 결정 반대편에 있는 것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결정에 대한 후회를 한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 놓쳐버린 것에 대한 집착이 후회를 낳는다. 귀농인들이 원주민들과 다르게 살아간다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 경험에 기반한 토착민들을 그대로 모방하지 않고, 자신만의 신념을 지킨다는 것이 때로는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귀농인 대부분은 본인만의 농법을 추구한다. 하나쯤은 말이다. 관행농법을 존중하나 엄연히 다름이 존재한다. 흉내 내기가 벅차기도 하지만, 전통적 주력작목을 선택하지 않는 영향도 크다. 동일한 작목을 선택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남다름을 추구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그로 인해 결과와 무관하게 혹독한 비판과 구설수에 시달리기도 한다. 관습을 따르지 않는 성공보다는 관습에 따른 실패가 평판에는 더 이롭다, 라는 케인즈 말에 무게가 실린다.
그런데도 대다수 귀농인들에게서 ‘하나쯤은 남다르게’라는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경험보다는 이론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이다. 논리적 설명이 결여된 말을 수용하는데 거부감이 든다. 배움과 실천이 다르다면 그에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경험이라는 말로 밀어붙이니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어설픈 자존심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기농법을 고집한다든지, 토양 운운하며 풀에 치어 죽어도 제초제는 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기도 하며 성공 가능성이 낮은 새로운 작목에 대한 시험재배에도 도전한다. 드물게는 나는 당신들과 다르다, 라는 근거 없는 우월감도 존재한다. 가방끈이 길다고 농사를 더 잘 지으리라는 생각은 '명문대 출신들이 주식투자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웃픈 얘기처럼 망상에 불과하다.
필자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된다. 그렇기에 불필요한 시행착오와 더불어 금전적 손실도 감수해야 했다. 때로는 엉뚱한 이유로 구설수에 시달려 삶터를 옮길까 하는 고민도 했다. 냉정히 보면 정착과정에서 한 번쯤 겪게 되는 통과의례란 생각도 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작목이 전파되기도 하며, 농법도 발전할 수 있으리라. 이질적인 것들이 섞일 때 불협화음도 일지만, 장점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궁극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때로는 모험이 생존을 위협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귀농을 선택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퇴직 후의 중년이다. 때문에 귀농이 모험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좁게는 농법이나 작목이, 넓게는 삶 자체가 모험이라면 자칫 가족까지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쯤은 남다름을 선택해보면 어떨까.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말이다. 귀농인이 원주민과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그 게 더 어색한 일이 아니던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원주민들에게도 긍정적 자극을 줄 수 있는 남다름 하나쯤은 가져보길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