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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Jul 15. 2022

돈이 목적이라면

도시 탈출은 뒤로 미루고 도시에서 기회를 엿봐라

# 돈이 목적이라면


돈을 목적으로 한 도시 탈출은 방향 설정 자체가 잘못되었다. 돈은 돈을 좇지 꿈을 좇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 만물이 그러하듯 돈이란 놈도 절대 자연법칙을 따른다. 돈도 중력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다. 돈은 뭉칠수록 밀도가 높아지고 질량이 증가한다. 강한 중력에 의해 주변 자본까지 끌어당긴다. 돈이 집중된 곳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성질이 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돈이 가진 속성이다. 이를 부정하고 돈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자본 밀도가 낮은 시골로 향한다면 자연법칙을 따르지 않는 무모한 행위다.


과거 산업화 시기에 나타났던 이농현상을 기억하자. 농민이 농사일을 버리고 농촌을 떠날 때 목적은 돈이었다.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고 기회마저 박탈당한 가난한 농민들은 돈을 좇아 도시로 향했다. 비록 도시 외곽 달동네 주민으로 전락하는 서러운 삶이었지만, 힘겨운 노동을 해서라도 돈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도시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에서조차 돈에 쪼들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대안으로 시골을 택했으리라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히 말하면 도시에서 돈과 인연이 없었다면 시골에서도 그럴 확률이 높다. 도시에서는 막노동이라도 할 수 있지만 시골에서는 그것도 어렵다. 팜사이더에 대한 경고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길 희망한다. 


필자도 돈에 대한 욕망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돈을 목적으로 도시 탈출을 감행하진 않았다. 능력 범위 내에서 농사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글을 쓰고 강연을 다니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예나 지금이나 주머니가 가벼운 것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다. 혹시 앞으로 돈이 목적이 된다면 버티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돈이 목적이 아닌 도시 탈출자들은 이후 전개될 상황을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돈이 아닌 다른 꿈이 있고 그 삶을 예측하고 각오했기에 견딜 수 있다는 말이다. 돈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도시 탈출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돈이 목적이라면 도시에서 기회를 엿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도시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보고 도시 탈출은 멀찍이 뒤로 미뤄두길 소망한다. 그대들은 시간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사족)

도시 탈출을 사업으로 생각하고, 걸맞은 추진력과 자본력이 있는 사람들은 예외다.


최근 서울에서 격렬하게 전투 중인 아들에게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이 글을 읽는 젊은이들에게도 데이비드 바크가 쓴 '자동 부자 습관'이라는 책을 선물하고 싶다.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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