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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Aug 01. 2022

채권자 행세

지원을 무상지원으로 해석한 결과물

# 체권자 행세


귀농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 용기와 결단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렇더라도 지자체를 상대로 채권자 행세를 해서는 곤란하다. 주소 옮기자마자 행정기관을 찾아가 돈 내놓으라 큰소리쳐서야 되겠는가. 


도시를 탈출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저마다 뜻하는 바가 있겠지만 누군가는 절박한 심정으로 귀농을 택한 사람들도 있으리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절박함이 때로는 잘못된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쩌면 교육을 잘못 받았거나 교육 내용을 본인이 원하는 쪽으로만 해석했을 수도 있다. 귀농인 지원사업에 대한 해석상 오류를 말한다. 


대표적인 시책 사업이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이다. 일단 '지원'이라는 명칭에서 오는 오해가 크다. 일부지만 이를 '무상지원'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마 하겠지만 사례는 의외로 많다. 하지만 결코 무상지원이 아니다. 장기 저리 융자라지만 갚아야만 하는 부채임이 틀림없다. 


일정 요건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간과한다. 금융기관에서 조건 없이 대출해주는 사례를 본 적이 있는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금융기관이 있다면 망해도 벌써 망했을 것이다. 신용에 이상이 없어야 하고 담보도 필요로 한다. 또한 지자체마다 예산 한도가 있기에 우선순위를 매겨 지원자를 선발하기도 한다. 자격이 되더라도 때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모두 무시한 채 지원이라는 단어에만 몰입되어 해당 관청을 찾아가 당장 돈 내놓으라 당당하게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채권자도 이렇게 당당한 채권자는 없겠다 싶을 정도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원인은 당연히 개인에게서 찾아야 되겠지만, 귀농 실적에만 방점을 두고 홍보에 열을 올린 지자체와 교육기관에게도 책임이 있다. 부채라는 단어는 생략한 채 지원이라는 단어만 부각한 결과다. 위에서도 말했듯 절박한 심정으로 도시를 탈출하는 사람들에게 지원이라는 단어는 무상지원으로 들릴 가능성이 크다. 채찍은 숨긴 채 당근만 제시하는 꼴이 아니던가. 어쩌면 이런 심리를 이용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은 과한 상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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