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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Aug 22. 2022

공짜는 없다

인연일수록 합당한 대가를

# 공짜는 없다


힘들여 생산한 농산물 절대 공짜로 주지 마라. 


시장에서는 콩나물 한 봉지도 돈을 내고 사면서, 지인이 생산한 농산물은 공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도 대가를 치르면서 어찌 인연에게는 빈손을 내민단 소린가. 분명 어색한 일이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필자도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다. 산골 외진 곳까지 찾아온 인연들에게 뭐라도 나누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귀한 인연을 빈손으로 보내는 것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농민이라면 누구라도 비슷한 맘이리라. 


필자는 현재 곶감 외에는 별다른 농사가 없기에 이 같은 고민이 적지만, 과거 오미자 농사를 지을 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이 적지 않았다. 나름 해결책으로 동원한 방법이 판매용 상품 외 규격을 줄인 선물용 샘플을 별도로 만들어 농장을 방문한 귀한 인연들에게 선물로 제공했다. 손실도 크지 않으면서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도 않았기에 나름 만족스러웠다. 


생산품이 무엇이든 누구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생산물에 따라 다양한 해결책을 직접 고민해보기 바란다. 공짜로 주지 말란다고 먼 곳까지 찾아온 인연을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더불어 샘플만 받아가는 방문객도 없었기에 그다지 믿지는 장사는 아니다.


또 다른 가격 정책은, 제시한 가격을 유지하되 단체 선물 등 규모가 있는 경우 일정 개수를 서비스로 제공했다. 일반 공산품은 한 번 올라간 가격이 내려오기가 쉽지 않지만, 농산물은 일단 내리면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변동폭이 크다고 말하지만, 귀농인이 직접 생산한 소량의 먹거리를 제한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그렇지가 않다. 올리기도 쉽지 않지만 내려간 가격을 올리기는 더욱 어렵다. 필자도 귀농 10년이 다 되어서야 단 한 번 가격을 인상했다.


짧게는 한 계절 길게는 수 계절 동안 애써 생산한 농산물이라지만 귀한 인연에게 마냥 야박할 수 없는 딜레마를 생각한다면, 이 문제는 농민을 찾는 인연들이 스스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텃밭에서 가꾼 생산물일지라도 부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하시길 권한다.


사족)

물론 가족에겐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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