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지난 인연들이 언제까지라도 자신을 기억하리란 착각을 말한다. 설령 젊은 시절 모두를 바친 직장이었어도 그 조직을 떠나게 되면 과거 인연일 뿐이다. 그렇다고 너무 서운해할 필요도 없다. 직장 내 인연이란 그런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전 직장 동료들에게 먼저 노크한다. 처음 생산하는 농산물이니 소비자도 새로이 확보해야 하는데, 그 대상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직장 동료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해 보이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아야 한다. 당연하다 여기는 순간 상처받을 각오도 해야 한다. 욕심에 비래해 상처도 커질 수 있다.
과거 직장 동료들을 농산물 판매 대상으로 확신하지 말아야 한다. 설령 처음 몇 번은 구매가 이루어지더라도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결코 지속될 수 없다. 그들을 나무라거나 서운해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변심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충실한 것이다. 어쩌면 그 구매조차도 필요하지도 않은 농산물을 과거 인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손을 내밀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귀농창업 후 한 번쯤은 홍보글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로 만족해야 한다. 더 이상 반응이 없으면 리스트에서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 권유하지 않아도 필요한 사람은 알아서 철 따라 연락을 해온다. 필요하지도 않은 홍보글이 지속된다면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면 결론은 명확하다.
홍보물을 보낼 때도 요령 있게 해야 한다. 편리함을 이유로 단톡 등으로 일괄 발송하면 득 보다 실이 더 크다. 너무도 성의 없어 보인다. 부득이 보내야 한다면 개개인 따로따로 보내야 한다. 단체 발송된 홍보물을 받아본 경험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게 된다.
밴드, 카톡방, 카페 등을 통한 홍보도 조심해야 한다. 단체 성격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올리면 안 된다. 다들 아는 사이이니 이해해주리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단체에 가입한 목적 자체를 의심받을 수도 있다. 필요하다면 상관성 있는 글을 올리면서 말미에 링크를 걸어두는 정도로 그쳐야 한다. 일독을 강요하지도 않고 관심 있는 사람들은 방문할 수 있도록 했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지난 인연에 대해 미련을 버려야 한다. 홍보물조차도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 단 한 번 구매에도 감사하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간접 사인이 오면 물러서야 한다. 서운해할 일이 아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