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인 함부로 꿈꾸지 마라
‘자연인’이란 프로가 중년 남성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TV에 익숙하지 않은 필자로서는 그 이유를 자세히 알기 어렵지만, 미루어 짐작은 간다. 도시인들에게 중년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부로 TV 속 자연인을 꿈꾸지 말라 권고한다. 화면 속 자연인의 삶은 그대들이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힘겨운 삶이기 때문이다.
월봉산에도 자연인이 살고 있다. 산 중턱 계곡 옆에 돌로 움막을 짓고 살아간다. TV에도 나왔다는 인물인데, 장날 마을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존재를 확인할 정도이다. 데면데면 대하는 것이 그에 대한 예의라 생각해서다.
월봉산 자연인을 알게 된 것을 계기로 소위 자연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기에 아니 어떻게 보이기에 도시 속 중년 남성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고 듣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TV 속 자연인에게서 찾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자발적 자연인이 아니었다. 대다수는 자신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워 현실에서 벗어나라는 유혹에 굴복했다. 때로는 살기 위해 택한 마지막 수단이기도 했다. 간혹 고독이 두려워 홀로 됨을 택한 아이러니도 발견된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 되었건 현실도피라는 단어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
자연인을 꿈꾸는 철없는 남성들에게 한마디 덧붙인다. (영특한 여성들은 절대 이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산속은 외롭다. 그대들은 이 절대 고독을 버틸 자신이 있는가?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기에 홀로 있음에 자유로울 수 있다,라고 떠벌이지만, 단언하건 대 헛소리다. 그대가 치료를 목적으로 하거나 도인을 꿈꾸지 않는 이상 절대 현혹되지 마시라.
그대가 진정 자연인을 꿈꾼다면 자발적 자연인이 되어야 한다. 자발적 자연인이라는 증표는 그대 삶의 나머지 반쪽과 함께 하는 것이다. 짝조차도 외면하는 자연인이 어찌 자유로울 될 수 있단 말인가.
무엇보다 지금 삶터에서도 자연인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자연인이요 자유인이 아니던가. 눈앞에 닥친 고통이 두렵다고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 외면한다고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차라리 두 눈 부릅뜨고 진실과 마주하라. 그대들이 대면하고 있는 고통 혹은 욕망의 크기를 감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금 그 자리에서 자유인이 되기 위해 위해 노력하라. 그대가 진정 꿈꾸는 삶은 자연인이 아니고 자유인이다.
(사족)
배우자가 없다면 애인이나 친구라 해도 문제 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