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필수 아이템

영화 같은 산골 생활을 위하여

by 도시탈

# 산골 필수 아이템


산골, 물레방앗간, 냇가, 우물, 평상 등등.


제목은 잊었지만, 영화배우 이대근이 주연한 옛 영화들 속에 등장하는 배경들이다. 고백하자면, 못 보게 하면 더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인지라 필자는 어른들 몰래 이런 영화를 훔쳐보곤 했다. 지금 누군가는 너 그럴 줄 알았다, 하며 끌끌 댈 것이요, 혹자는 살포시 미소 지으며 공감을 표하기도 할 것이다. 어쨌거나 주인공이 바뀌어도 이야기는 비슷하다 보니 남녀 간 사랑을 담기 위한 배경은 위 장소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며 각인된 영화 장면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산골생활이 길어지며 더해지는 것들이 영화에 등장하던 장면들이다. 아마도 철없이 살아가는 필자 삶 자체가 영화와 같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산골이라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우물은 야외 수돗가로 대체되었다. 영화 속 우물가는 지게 가득 나무를 해온 남정네를 아낙이 등목시키던 장소다. 그 이후 장면은 생략하지만, 결과는 달콤한 영상이 흐른 듯하다. 필자는 노동 후 장화와 농기구에 묻은 흙을 씻어내거나 생산한 농산물을 깨끗하게 하는 장소로 활용한다. 물론, 스스로 물을 끼얹어 땀을 닦아내기도 한다. 농사일 후 곧바로 실내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예나 지금이나 산골에 우물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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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평상은 열심히 일한 남정네를 위해 아낙이 정성껏 마련한 밥상이 놓이거나, 농주 한 잔에 벌게진 남정네가 아낙 허벅지를 베고 누워 행복한 표정을 짓던 곳이다. 월봉은 이곳에 누워 청명한 하늘을 무심히 응시하거나, 어설픈 실력으로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고, 때론 백두대간을 힘겹게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장소로도 활용한다.


이곳 산골생활이 영화처럼 달콤하지는 않을지라도, 영화에 나오던 산골 필수 아이템들과 함께 더불어 행복해지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야외 수돗가에서 직접 기른 싱싱한 채소를 다듬고, 푸짐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평상 위에 펼쳐 보이련다. 놀러들 오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