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산골 삶에 관심을 보여준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글이 읽히기 위해서는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만 한다. 적어도 한 가지 요소는 갖추고 있어야만 독자가 눈길을 돌린다. 그래서 월봉처럼 어느 하나도 신통치 못한 사람은 글 쓰는 일이 늘 힘들고 조심스럽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내 산골 삶도 마찬가지여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최근 월봉의 삶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언제부턴가 한 달에 한두 번은 방송작가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대부분 내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취한단다. 기록을 위한 목적이라 방문자도 별로 없는 블로그지만, 아마도 ‘산골 이야기’ 란 타이틀 때문에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공중파부터 종편까지 다양하다. 목적은 내 산골 삶을 방송에 내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에서 밝혔듯 내 산골생활은 심심하고 건조하다. 재미와 감동도 없을뿐더러, 혹시라도 자연인을 꿈꾸는 철없는 남성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까 겁도 난다. 어느 방송이라도 자연인 또는 은둔자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확률이 높다. 모두 알다시피 비록 산골 외진 곳에서 살아가지만, 도시인들과 소통하며 생활인으로 살아가는데, 그런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매번 정중하게 거절을 한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열심히 설득하려 든다. 그럴 때마다 대화를 마무리하는 멘트는 늘 이렇다. “그러다 시청률 떨어집니다. 제가 자신 있을 때 먼저 전화드리겠습니다. 심심한 제 삶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그분들에게 미안한 감도 없지 않다. 늘 새로운 소재거리를 찾아야 하는 입장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말했듯 TV 속 자연인의 삶과는 거리가 멀고, 타인에게 그러한 삶을 권하고 싶지도 않다. 아울러 모두가 현재 머무는 곳에서도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도 강하다.
눈은 내렸지만 멀리서 봄바람이 살랑거리며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맞으며 누군가와 따뜻한 오미자차라도 한 잔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