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달력 대신 지도를 펴라' _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by 이연미

<새해엔>


새해엔

달력보다 지도를 펴는 날이

많았으면 합니다


시간보다

나의 위치와 방향이 중요하니까요

방향만 맞다면야

나아가는 속도는 느려도 상관없겠죠


새해엔

거울보다 일기를 들여다보는 날이

많았으면 합니다


내면을 그대로 비추는 게

일기니까요

지나간 오늘이

내일의 나침반이 되겠죠





“한 해를 시작할 때 달력을 보는 사람보다 지도책을 펴는 사람이 미래 100년을 끌고 간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지난 9일 광화문 문화예술상을 수상하며 한 말이다. 사고의 확장이 미래의 창조를 낳는다는 뜻일 것이다.


'달력 대신 지도를 펴라'는 다음날 한국경제 [천자 칼럼]의 제목이 됐다. 칼럼의 저자는 호주 학자 스튜어트 맥아더가 고안한 ‘거꾸로 세계지도’를 한국에 널리 알린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이야기를 언급한다. 그는 “지도를 거꾸로 봐라. 한국은 전 세계로 뻗어나갈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한 미래 시장 창출을 강조했다.


나는 새해 불공을 드리며 이 이야기를 접했다. ‘달력 대신 지도’라는 말이 ‘시간보다는 위치,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의미로 읽혔다. 시간과 속도는 구속적인 반면, 위치와 방향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옳은 방향으로 나의 세계를 조금씩 확장해가는 것이 미래를 새롭게 창조하는 길일 것이다.


작년부터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 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느낀다.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기까지 훈련이 필요했다. 올해도 이 훈련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다. 일기가 미래의 나침반이 되리라 믿는다.


마음에 와 닿았던 글을 곱씹어 새해의 결심으로 적어보았다. 한 해 동안 나아갈 방향을 밝혀줄 등불 같은 지침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