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과 이기적의 경계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는 순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빛나는 왕자상과 제비의 이야기입니다. 왕자상이 제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모든 것을 불우한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장면에서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자신의 피부, 눈, 그리고 마지막 심장까지 타인에게 양보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숭고한 희생이라는 가치를 배웁니다.
잠시 감동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해 봅시다. 과연 이 무조건적인 희생은 정말 '이타적'일까요? 아니면 그 이면에 숨겨진 '이기적'인 동기는 없을까요?
글을 읽기 전, '행복한 왕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먼저 노트에 적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준비되었나요?
그렇다면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행복한 왕자를 이타주의자로 바라보는 관점은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순수한 동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어 줌 : 왕자는 자신이 가진 금, 보석, 눈, 심장 등 물리적, 상징적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불우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었습니다. 이 행동은 체면과 물질에 대한 집착 없이 타인의 생존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았음을 보여줍니다.
다수의 행복 실현 : 왕자의 희생 덕분에 가난한 재봉사, 성냥팔이 소년, 굶주린 학생 등 다수의 생존과 삶의 질이 향상되었습니다. 한 개인의 희생이 다수의 행복을 불러온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무조건적인 희생을 자신의 만족을 위한 '이기심'으로 해석하는 비판적 관점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 해소를 위한 타인의 희생 요구 : 왕자가 겪는 '타인의 고통을 보는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제비에게 희생을 요구했습니다. 제비는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었지만, 이로 인해 남쪽으로 가지 못하고 결국 추위 속에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왕자의 '선의'는 결국 가장 가까이에 있던 협력자의 희생을 대가로 치렀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우선하는 자기만족 : 왕자의 희생은 그 자신을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선의를 실천했다'는 도덕적 만족감을 얻기 위한 수단일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안위와 삶의 지속성보다 '희생하는 자신'이라는 이상적인 이미지에 집착한 과한 욕심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희생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낳거나 순수한 이타심에서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안위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이타적 행동은 결국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선민의식과 자신의 욕심에서 기인하며, 그로 인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가족, 친구 등)에게 또 다른 희생이 전가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자신과 가족보다 타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한다면, 우리는 그 행동을 순수한 이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는 괜찮지만, 그 희생이 자신의 건강이나 가족의 생계마저 위협할 정도로 과도하다면, 그것은 오히려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심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과연 이타적 행동과 이기적 행동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요?
타인을 위한 나의 희생은 어디까지가 진정한 이타적이며, 어디서부터는 나의 만족을 채우는 이기적인 욕망이 될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