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성공률 200% 올리는 '쿠키 영상'과 엔딩

다음 편을 만드는 대화법

by msg


즐거웠던 2시간의 대화. 비어버린 커피잔.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소개팅이 끝나고 카페 문을 나서기 직전, 우리 머릿속을 스치는 수만 가지 생각과 함께 어색한 5분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이제 애프터 신청을 해야 하나?' '언제, 어떻게 말해야 자연스러울까?' '거절당하면 너무 민망할 것 같은데...'

하지만 만약, 이 모든 고민이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어떨까요? 오늘 저는, 소개팅 대화를 한 편의 영화처럼 연출하여, 자연스럽게 '다음 편'을 기약하게 만드는 '명감독'의 비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Act 1. 다음 편을 예고하는 '쿠키 영상' 심는 법


많은 사람들이 애프터 신청을, 소개팅이 끝난 뒤에 하는 '별개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화의 고수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애프터 신청을 대화의 '결과'로 만들죠. 즉, 애프터 신청은 마지막에 '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발을 묶는 '쿠키 영상'처럼, 대화 곳곳에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만드는 장치를 심어두는 거죠.


연출 기법 1. 공통 관심사 '떡밥' 던지기 대화 중 발견한 공통 관심사(맛집, 전시, 영화 등)를 그냥 흘려보내지 마세요. 구체적인 다음 약속의 '떡밥'으로 만드세요.

(X) "아, 파스타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좋아해요."

(O) "파스타 좋아하시는군요! 제가 아는 곳 중에, 인생 최고의 트러플 파스타를 만드는 곳이 성수동에 있는데, 여긴 꼭 한번 경험해보셔야 해요. 언제 파스타 당기실 때, 제가 자신 있게 안내해 드릴게요."


연출 기법 2. 나의 '경험/기술' 공유하기 내가 가진 사소한 능력이나 경험을 다음 만남의 즐거운 명분으로 활용하세요.

(X) "네, 저 커피 좋아해요."

(O) "제가 주말 아침마다 핸드드립으로 커피 내려 마시는 걸 좋아해서, 집에 특별한 원두가 몇 종류 있거든요.
나중에 저희 집에 친구들 초대할 때, 한번 오셔서 진짜 맛있는 '홈카페' 경험 시켜드릴게요."


연출 기법 3. '열린 결말'로 대화 마무리하기 흥미로운 대화 주제를 의도적으로 완결시키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남기세요.

(X) "오늘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O)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했네요. 사실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인생 여행지가 하나 더 있는데, 이 이야기는 너무 길어서... 다음에 만나면 이 이야기부터 마저 들려드릴게요."

이렇게 대화 곳곳에 '쿠키 영상'을 심어두면, 마지막 애프터 신청은 "그래서, 저희 언제 그 파스타 먹으러 갈까요?"라는, 아주 자연스러운 확인 질문이 됩니다.

Act 2. 영화는 끝났다는 '엔딩 크레딧' 읽는 법


용기와 만용은 다릅니다. '쿠키 영상'을 심는 것이 상대를 향한 '용기'라면, 상대가 보내는 거절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만용'일 뿐입니다. 나의 감정만큼 상대방의 감정도 존중하는 것, 그것이 대화의 명감독이 갖춰야 할 최고의 매너입니다. 상대가 보내는 미묘한 '엔딩 크레딧'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신호 1. '흐릿한 스케줄'이라는 자막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라는 질문에 "글쎄요, 요즘 좀 바빠서요", "제가 스케줄 보고 연락드릴게요" 등 구체적인 대안 제시 없이 애매하게 답하는 경우. (※ 진짜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번 주는 바쁜데, 다음 주 화요일 저녁은 어떠세요?"라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신호 2. '영혼 없는 칭찬'이라는 배경음악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라고 말하지만, 다음 약속에 대한 질문이나 기대감을 전혀 비추지 않는 일방적인 감사 인사. 이는 대화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정중한 신호입니다.


신호 3. '사무적인 작별'이라는 조명 헤어질 때 "조심히 들어가세요."라는 말 외에, "집에 가서 연락할게요!"와 같은 개인적인 여지를 남기지 않는 깔끔하고 사무적인 마무리.

이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했다면, 미련 없이 박수치며 퇴장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가장 멋진 엔딩입니다.



대화의 '명감독'이 되기 위하여


진정한 대화의 고수는, 일방적으로 나를 어필하는 '주인공'이 되려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매력을 끌어내고,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명감독'이 되려 하죠.

이것은 단순히 애프터 신청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을 넘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소통 방식입니다.


여러분만의 '애프터 성공률을 높이는 필살기'나, 혹은 "'이건 100% 거절 신호다!' 싶었던 경험담"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서로의 경험을 모아, 우리 모두가 더 나은 '대화의 감독'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이야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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