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헌신'이 '호구'가 되지 않게 하는

대화의 기술

by msg

텅 빈 놀이터에 홀로 남겨진 시소를 본 적 있나요? 한쪽은 땅에 처박히고, 다른 한쪽은 허공에 뜬 채 미동도 없는 모습. 어쩌면 우리의 관계도, 저 시소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멈춰버린 것은 아닐까요.

"나는 최선을 다하는데, 왜 상대는 내 노력을 몰라줄까?" 오늘은 이 서운하고 억울한 마음이 드는 진짜 이유와, 나의 헌신을 존중받으며 함께 발을 구르는 건강한 '기브앤테이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왜 나의 '헌신'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가?


인생을 살면서 나의 노력을 온전히 알아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 노력으로 상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어도, 그에 대한 적절한 인정이나 보상이 따르지 않는 경우는 더 드물죠.

상대방이 악의를 가졌기 때문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의 지속적인 호의와 헌신에 '어떻게 보답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꾸준하고 조건 없는 호의에 노출되어 본 경험 자체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적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일방적인 헌신과 서운함의 악순환을 내 손으로 직접 끊어낼 용기가 필요합니다.

'관계 시소'의 균형을 맞추는 기술: 나의 '헌신 사용설명서' 건네기

관계를 바로잡는 시작은,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나의 헌신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헌신 사용설명서'를 건네주듯 차분히 알려주는 거죠.

Step 1. 나의 '헌신 언어' 정의하기

먼저 내가 상대에게 투자하는 가장 소중한 자원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저를 예로 들면, 그것은 '시간'입니다. 주말도 없이 바쁘게 사는 제가, 시간을 쪼개 누군가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제 가장 큰 애정 표현이죠. 여러분의 '헌신 언어'는 무엇인가요? 따뜻한 위로의 말, 정성껏 고른 선물, 혹은 묵묵한 지지일 수도 있습니다.


Step 2. '비난'이 아닌 '설명'으로 마음 전달하기

나의 헌신 언어를 정의했다면, 이제 상대를 비난하는 대신 나의 마음을 설명해주세요. 이 작은 화법의 차이가 모든 것을 바꿉니다.

(X) 비난의 화법: "내가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너 보러 갔는데, 넌 어떻게 연락 한 통 없어? 너무 무심한 거 아니야?"

(O) 설명의 화법: "사실 이번 주말에 정말 피곤했는데, 그래도 당신 얼굴 보고 싶어서 무리해서 갔었어. 그래서 당신이 잘 들어갔는지, 오늘 즐거웠는지 궁금했는데 연락이 없어서 조금 서운했어. 나에게는 이 시간이 그만큼 소중한 애정 표현이거든."

전자는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지만, 후자는 나의 마음을 전달하며 상대의 이해를 구합니다.

Step 3. 상대의 '헌신 언어'를 진심으로 궁금해하기

나의 설명서를 건넸다면, 이제 상대의 설명서를 받을 차례입니다.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교환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데, 혹시 당신은, 어떨 때 가장 사랑받는다고 느껴? 나는 당신의 언어를 배우고, 그 언어로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나도 모르는 방식으로 상대 역시 나에게 헌신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서로의 '헌신 언어'가 달라서, 그 사랑의 신호를 놓치고 있었을 뿐이죠.


'귀한 사람'을 알아보는 마지막 관문


이 대화의 순간이 바로,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람이 '귀한 사람'인지를 알아보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만약 이 대화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거나, "네가 좋아서 한 거잖아"라며 당신의 노력을 평가절하한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더 이상 미련을 가질 관계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노력을 몰라줬던 것이 정말 '인식의 차이'였고, 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그랬구나, 나는 몰랐네. 앞으로는 더 표현해줄게. 그리고 사실 나는..."이라며 자신의 방식을 설명하고 함께 노력하려 한다면... 꽉 잡으세요. 정말 귀하신 분입니다. ㅋㅋㅋㅋㅋ


헌신이란, 상대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으면 안 됩니다. 서운할 것 같으면 안 하니만 못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기꺼이 헌신하는 이유는, 그만큼 상대가 소중하기 때문일 겁니다. 여러분의 그 소중한 마음이 존중받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여러분만의 '헌신 언어'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상대의 헌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가,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소중한 경험을 나눠주세요. 서로의 사용설명서를 읽어주며, 더 현명하게 사랑하는 법을 함께 고민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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