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망했다고 생각될 때, 나를 구하러 가는 길

나만의 의식(Ritual)

by msg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하루의 시작이나 끝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나만의 의식(Ritual)'이 있나요? 그것이 무엇이든, 반복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는 여러분만의 소중한 습관이 궁금합니다.

솔직히 저는, '특별한 의식'이라고 부를 만한 근사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하루를 마무리할 때, 어떻게든 꼭 지키려고 하는 저만의 절차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운동하고, 씻고, 자기'입니다.


하루가 망했다고 생각될 때, 제가 만드는 '최후의 보루'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루가 끝날 때, '나'라는 사람에게 아주 약간이라도 칭찬할 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죠.

어떤 날은 스스로 너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지만, 또 어떤 날은 '오늘 하루는 완전히 망쳤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계획은 틀어지고, 관계는 삐걱대고, 성과는 아무것도 없는 그런 날. 그런 날, 그냥 망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면 분한 마음에 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될까'하는 자책과 함께요.


바로 그럴 때, 저의 이 단순한 루틴이 힘을 발휘합니다.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는 건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때 저는 목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살을 빼거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하루, 단 한 가지의 자랑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10분 정도 동네를 걷고 들어오는 건, 생각보다 할 만합니다. 저는 이걸 '퇴근길에 살짝 길을 잃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길을 잃고 돌아와 땀을 씻어내고 나면, 마음속에 작은 훈장 하나가 달립니다.


'그래도 오늘,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것은 하루의 다른 모든 실패를 덮어주는, 나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변명이자, 무너진 자존감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줍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작은 성취감은 마음에 엄청난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나를 배신하지 않는 단단한 '규칙성'이라는 닻


"사람에게 이런 루틴이 꼭 필요할까요?" 제 대답은, "네, 무조건 필요합니다" 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생각보다 규칙성에 쉽게 반응하고, 꾸준히 해온 일은 아주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납니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도 나를 무너뜨리지 않을 패턴,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도 평화를 가져다주고 다음 날을 버티게 하는 루틴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무기력의 늪'은 한번 빠지고 나면, 한없이 깊게 나를 잡아끄니까요. 예방할 수 있는 명백한 방법이 있는데, 굳이 나를 무방비 상태로 둘 이유는 없는 거죠.


저는 '운동'이라는, 누군가에게는 좀 거창해 보일 수 있는 루틴을 이야기했지만,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는 의식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온전히 감상하는 시간, 반려동물과 조용히 교감하는 시간 같이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동이 '무엇'이냐가 아닌, 그 행동의 '꾸준함'과 '반복성'입니다.

어떤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어도 나를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버팀목. 그 버팀목을, 우리는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조금씩 더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는 겁니다. 내가 오랜 시간 정성껏 물을 주고 가꾼 '습관'이라는 나무는,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거친 비바람이 몰아칠 때, 그 나무는 가장 든든한 피난처가 되어줄 테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이름의 나무를 심고 계신가요? 혹은, 이제 막 심고 싶은 작은 씨앗이 있으신가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식'을 공유해주세요. 서로의 나무를 구경하고, 함께 물을 주며 응원하는 따뜻한 정원사들의 모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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