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감이 올 수록 강하게 붙잡아야한다

by 박군의 탐구생활

일을 하다보면, 그것도 열심히 일을 할 때 일 수록 회의감이 찾아올 수 있다.


그 회의감은 바쁘고 정신 없을 때 오는게 아니라 일의 한 단계를 끝난 시점이 찾아온다.


심박수 한 껏 끌여올러진 때보다 안정을 찾아갈 때 생각할 여유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의욕은 잦아 들고 일의 의미를 생각 해보게 되고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


작년 4~5월 즈음 이런 시기가 있었고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일이 다시 바빠지면서 잘 넘어갔다.


올해도 어김 없이 이런 시기가 찾아왔는데, 나는 불안해 하면서도 일에 집중 할 수 없는 이런 기분을 빨리 떨쳐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그동안 생각했던 커리어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고 내 퍼포먼스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자 임원과 면담을 잡았다.


그렇게 잡게된 1:1 미팅에서, 나는 임원에게 피드백에 대한 요청을 했고, 내가 오랬동안 담당했던 기획일이 착수되면 운영쪽도 이어서 해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돌이켜보면 거기서 한가지 실수를 했는데, 나는 그 일에 적임자라고 표현을 하지 않고 그 일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운영은 중요한 일이고 배우려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투입되서 바로잡고 성장시킬 사람이 필요했다. 내가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잘 해낼지에 대한 가능성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마도 얼마정도는 겸손하고자하는 마음으로 표현했던 것이었겠지만, 회사에는 부적절 한 표현이었다.

물론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더라도 그 분의 판단은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나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포기 하지 않는 마음과 미비점을 갖추고자 하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전 회사에서 이직할 때, 내 마음을 돌리기 위한 당근도 있었지만, 이직할 회사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겠냐는 협박성 회유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회사에서 가장 업무 강도가 높은 부서에서, 난 애초에 경험도 없는 업무를 해오며 살아남았다.

이번 면담에서 No라는 대답을 받았고, 결국 내가 아닌 다른 이가 그 일을 하게 될수도 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다음 기회가 왔을 때 준비된 사람이라는 걸 꼭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성과는 기묘한 우연들의 기가 막히게 맞아들어 만들어지지만, 그 우연들을 연결하는 것은 노력과 실력이다.


운은 내가 만들수 없지만 희박한 확률로 찾아올 우연들을 엮어내는 것은 노력임을 안다.


당장 그것이 지금 보기에는 무의미한 일이더라도 나중에 빛일 본 순간들을 수없이 경험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스러져가는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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