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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군의 탐구생활 Jul 28. 2022

7개월간의 성장 일기

나의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내가 지금 있는 회사에 오고 나서 세운 목표는 'IND filing을 위한 data package를 만드는 능력'이었다.


신약 개발에서 가장 큰 중요한 첫 단추는 규제 당국(미국의 경우 FDA)에 임상 1상에 대한 허가를 받는 것인데 그것을 위해선 IND(Investigational New Drug)이라는 거대한 서류를 작성(filing)해야 하고 그 서류에는 수많은 항목과 그 항목들을 채우기 위한 실험들과 분석 그리고 설명들이 필요하다. 그 항목들을 채워나가기 위해선 전체적인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각 항목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험 설계와 서류 구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학교와 회사 연구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세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들이 동원될 테지만 회사에서는 신약 승인이라는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한 임상 시험에 필요한 IND filing을 어떻게 하면 빨리 문제없이 만들어갈까 라는 고민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내 커리어의 성장을 위해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일 터인데 첫 번째  마일스톤은 IND filing이 될 터였다. 


그 여정의 시작은 작년 이맘때였을 것 같다.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 약효 이외에 초기 독성 시험을 진행했었어야 했는데 그 시작을 AMES라고 하는 유전 독성으로 하게 될 참이었다. 프로젝트 미팅에서 AMES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과연 이 시험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알고 보니 항암제는 ICH S9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는데 이는 비 항암제 가이드라인은 ICH M3와는 항목이 달랐고 ICH S9에는 AMES는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험은 진행됐는데 나는 이 경험 때문에 IND 항목에 대한 궁금증과 IND filing에 대한 목표의식이 더 확고해졌던 것 같다.


그 미팅 이후에 감사하게도 대표님이 예전에 계셨던 회사에서 개발 중이던 약물의 IND file을 예시로 살펴보라며 주셨는데 그때에는 그걸 보지 않았다. 전체 개괄에 대한 지식도, 아무런 감도 없는 상황에서 그 방대한 문서를 열어볼 엄두도 안 난 것이었다.


그 이후 나는 임원분께 내부 교육을 열어달라고 부탁드렸고 외부 강사가 초빙되어 회사 내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다. 교육 한 번 받는 다고 알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 이후에도 '한국 바이오협회' '보건산업인력개발원'등 다양한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들을 찾아들었다.(다행히도 회사에서는 이런 교육에 수강에 대해서 잘 허락해주었다) 논문도 찾아보며 공부를 했고 이제 어떤 시험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들은 실습이 되어 그동안 익힌 내용은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야 대표님께서 보내주신 IND file을 열어 볼 수 있었다.

여전히 압도적인 분량의 파일이었지만 난 이제 거기서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은 어떤 건지 알게 되었고 그 부분을 찬찬히 읽으며 내 지식에 디테일을 한 층 더 쌓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에 비하면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제 뭔가 시작할 수 있다는 발판 위쯤은 올라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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