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개인보다 조직이 중요하다
어렸을 적 책이나 만화 영화에서는 선과 악이 분명한 캐릭터가 등장하였고 선은 항상 승리하였다.
세상을 조금 살아보니 만화 영화 속 선과 악이 실제로 나타났지만 악이 승리하는 경우도 많아 보였다.
세상을 좀 더 살아보니 선과 악을 구분하며 정의를 추구하는 혹은 그런 척하는 나 자신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처음에는 정의롭지 않은 세상에 대한 불만 때문인 줄 알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니 세상의 사람들은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다들 애쓰고 있는 경우였다.
대학원 때는 진짜 나쁜 사람들이 많았었다. 연구실의 분담 업무를 등한시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건 기본이고 정치질을 통해 사람들을 분파를 만들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회사는 어떠한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위아래로 양 옆으로 얽히고설킨 직장의 거미줄 같은 조직은 조금만 건드려도 연결된 모두를 피곤하게 만든다.
옳고 그름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헌데 자세히 살펴보면 나에겐 선이 다른 이에겐 악이고 다른 이에게 선이 나에겐 악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느라 여러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거드는 것이 남들에겐 자기 밥줄 건드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아끼는 사람을 챙기는 게 제 식구 챙기고 편만 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 사는 곳에는 선과 악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세상에서 난 정의고 넌 악이라고 하는 건 '내로남불'이고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억지로 세상을 끼워 맞추는 꼴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정의와 불의로 나누는 것보다 각자의 상황에서 바라보아야 할 때가 많다.
인성 vs 능력
하지만 한사람의 모습들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직에선 여러사람의 합이 한 사람보다 중요할 수 있다. 가끔 조직 내부를 들여다 보면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여러 사람을 고통을 등한시 여기는 경우를 본다. 아마도 그 한 사람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모른체 넘어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경우 그 한 사람은 더욱 힘을 받아서 다른 이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직장은 조직이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설령 일당백의 능력을 가질지라도 다른 백 명을 등한시하면 조직은 무너진다. 조직은 한 사람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능력이 최고이나 인성이 안 좋은 사람, 인성은 좋으나 능력이 별로인 사람 중에 누구를 남길 것인가? 나 역시 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한 분이 명쾌한 답을 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 같은 대답을 할 수 있었다. 그 대답은 능력이 크더라도 그 한 사람이 조직은 분위기를 망치고 나머지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외국의 경우에는 포닥이나 직원을 뽑을때 구성원들과의 면담시간을 잡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같이 어울릴 만한 사람인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최근에 규모를 키워가는 한 바이오텍의 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했었다. 능력, 인성 그리고 팀워크 중에 제일 덜 중요한 것이 능력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많이 공감이 되었다. 사람들 중에는 능력이 있는 사람도 능력이 조금 부족한 사람도 있지만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사람이더라도 그 사람이 조직의 융화를 망치게 두어선 안된다. 규모가 작은 벤처에서는 한사람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에 그 사람이 조직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중요할 것 이다.
더군다나 잘 살펴보면 그 사람의 능력이 대체 불가능한 경우보다는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경우도 많다. 희안하게도 조직을 와해시키는 사람이 관리자의 눈에는 능력있고 예쁨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빈자리가 채워지기 마련이다.
세줄 요약
1.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실은 보이는 것만큼 잘하는 사람은 아닐 수 있다.
2. 회사는 조직이고 조직의 힘은 한 명의 슈퍼맨이 아니라 여러 명의 융합이 더 중요하다.
3. 물 흐리는 한 명이 다른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다른 유능한 직원의 퇴사를 부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