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먼저
십수 년간을 학교에만 있다 느지막한 나이에 산업계에 발을 들이니 모든 것이 낯설고 무서웠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었고 학교에 있을 때 보다 잘하고 싶었다. 시작은 팀원이었기에 좋은 팀원이 되고 싶었다. 많은 글들을 찾아보았는데 놀랍게도 좋은 팀장이 되는 법에 관한 글과 책들은 많이 있었으나 좋은 팀원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리더십을 갖추기 위한 가이드는 많이 있었지만 리더를 따르는 방법은 없었다. '꼰대'라는 말로 대표되는 시대에 MZ세대를 자극하지 않는 리더십은 알려졌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조직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방법도 그만큼 중요할 텐데 말이다.
그러던 가운데 한 가지 빛처럼 다가온 '일의 격'이라는 책이 있었고 여기서 나는 유능한 직원의 1순위 덕목을 알게 되었다.
상사의 에너지를 적게 쓰는 직원
그것은 바로 상사의 에너지를 쓰게 하지 않는 사람이다. 리더는 리더의 일을 실무진은 실무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실무진을 운영할 때 에너지가 덜 드는 직원을 최고로 여길 것이다. 상사의 성향을 파악하여 적용하는 사람, 상사의 지시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업무에 적용하는 사람이 그렇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리더는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를 줄 것이고 그에 맞는 기회도 더 많이 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능한 직원이 되고자 할 때 실수하는 것이 '똑똑하고 유능한 직원'에 대한 정의를 착각한다는 것이다. 사회생활의 초짜일수록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서 윗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자신이 앞장서서 결정하고 진행시키는 드라마 속의 멋짓 모습을 상상한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똑똑한 직원이라도 경험의 한계가 있고 회사 전체의 스케일에서 자신이 아는 정보는 일부에 불과하다. 제한적인 정보와 제한적인 경험으로 낼 수 있는 아이디와 질 수 있는 책임이 클리가 만무하다.
내가 예전 회사에 있을 때 같이 일했던 팀원은 스스로를 꽤나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다른 리더들의 아이디어를 쉽게 수긍하지 않았고 잘 따르지 않았다. 당연히 많은 대화와 설득의 과정을 가졌지만 마음 같지 않았다. '에너지를 많이 뺃는 직원이었다' 당연히 일을 맡기지 않거나 그냥 내가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그 직원을 끌어주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오해하지 마시길 바란다. 무조건 상사의 말에 동조하고 복종하라는 것이 아니다. 유능한 직원은 회사의 판을 읽을 줄 알고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다. 회사의 판을 이해하려면 핵심에 있는 리더의 뜻을 이해하고 합을 맞추어야 한다. 때론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하더라도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방향을 파악해야 한다. 스스로를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자기 맘대로 하고 싶다면 조직 생활 부정응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메타인지라는 말이 화두다. 자시의 권한, 책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팀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좋은 팀원이 되는 시작이다.
자 이제 자신에게 질문을 해보자.
리더에게 자신은 뜻을 함께하기 편한 직원인가 아니면 뭔가를 지시하기 부담스러운 직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