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곳에서 새로운 시작은 다양한 도전과 어려움이 수반된다. 나 역시 주니어였을 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리더로서 일을 하며 또 얻은 수많은 교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오늘은 팀의 구성원에게 내가 들려준 세 가지 회사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의 주니어 시절도 그렇고, 주니어 구성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주변의 시니어들이 그만큼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때가 있다. 때로는 그들에게 중요한 업무가 맡겨지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일도 생겨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리더로서 일을 하면서 느낀 한 가지는 연차가 주는 경험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험과 역량이 비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회사와 리더가 일을 맡긴다는 것은 결국 어떠한 기준이 필요한데, 주니어로서 우리가 무엇을 증명하고 입증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니어의 역량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리더가 일을 맡길 수 있는 대상에 내가 포함될 수 있는지 나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니어의 경험은 다양한 상황과 프로세스,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네트워크, 조직에 대한 이해를 포함하고 있고 그 부분은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주니어로서 해야 할 일은 시니어의 역량에 대한 챌린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의 경험을 더 어필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 찾는 것이다.
내 경우 회사의 업무적인 참여 외에도 다양한 외부 경험을 쌓고 네트워킹을 하면서 다양한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회사 내 적용하는 부분을 계속 시도했었다. 특히 주니어 시절 3년간 매일 뉴스클리핑을 하고 요약, 정리된 뉴스를 회사 내 공유하면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조직과 나누는 역할을 수행했고 이러한 노력이 업무에서도 성과를 만들면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다만 주니어 구성원이 조금 더 이러한 이야기에 납득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기준에 대해서 명확히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연차가 역량과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또 각 구성원에 대해서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고 있는지 등 객관적인 리더의 의견을 전할 필요가 있다.
"내부의 시니어를 동기부여의 원천으로 삼으세요. 능력을 꾸준히 개발하고 증명한다면 연차라는 기준은 의미가 사라집니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증명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도와 반복이 필요합니다."
일을 맡게 되었을 때 생각보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이 발생한다. 나 역시 첫 일을 진행할 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내가 어떤 지식과 이해를 갖춰야 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지 등 혼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특히 주니어 시절은 일의 실질 범위보다 너무 크게 보는 바라보는 우를 범하고, 큰 일의
범위 때문에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채 나의 능력을 의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내가 주니어 구성원을 포함하여 전체 팀원에게 늘 이야기하는 한 가지는 "큰 일을 작은 조각으로 쪼개서 봐야 한다"이다. 얽혀 있는 실타래를 한 번에 푸는 방법은 없다. 그 시작점은 아주 작은 부분에서 출발한다. 일 또한 그렇다. 일을 작게 쪼개다 보면 지금의 내가 풀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 있고 그 일을 풀어가는 것부터 일이 진행된다. 전체 일을 쪼개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풀어감으로써 일의 단계와 순서를 이해하고, 작은 성취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일을 완료한다는 것은 반드시 처음 계획한 모든 것을 100% 완료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본다. 때로는 80%의 결과로도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일을 쪼개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가 풀어갈 수 있는 영역을 풀어가면서 일의 목적과 목표가 어떻게 달성되는지를 봐야 한다. 모든 일을 완료하지 않더라도 목적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그만큼 리소스는 절약된다.
질문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것은 지금도 어려운 일 중 하나이지만 주니어 시절은 더욱 그랬다. 잘 못된 질문을 하는 것은 아닐지, 진행 중인 업무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에 혼자 고민하며 시간을 낭비한 적도 많았다. 어려웠던 기억이 강하게 남지만 세세하게 보면 그때도 분명 나를 지원해 주고 도와주는 동료와 선배들이 많았었다. 질문에 대한 부담이 주변을 잘 보지 못하게 막았던 것 같다.
지금의 입장에서 조직의 리더와 시니어, 동료들은 주니어 구성원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 구성원의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성장은 우리가 더 큰 문제를 풀고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조직의 결속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조직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 주니어 구성원의 성장이라고 본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이 더 많은 조직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성장을 위한 가장 큰 방법은 주변의 경험을 습득하는 것이고 이는 질문과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해야 한다.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단순히 문제 해결에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통해 내가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일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고, 피드백을 받아 나의 현재의 성장을 진단해 볼 수 있기도 하다. 어쩌면 질문은 나의 열정과 적극성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질문과 조언을 구할 때에는 내가 어디까지 고민했고 어떤 시도를 했는지도 함께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답만 얻는 질문은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답변자로 하여금 더 좋은 답변을 유도할 수 있다면 그 질문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고, 그 깊이가 나의 성장을 만든다.
우리 팀의 주니어 구성원과 나누었던 이야기이지만, 이 글을 읽는 주니어 분에게도 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주변의 동료를 나의 성장의 동기로 삼고 일을 조금 더 쪼개는 시도를 많이 해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여러 과정에서 주저하지 말고 조언을 구하고 질문을 해야 한다.
생각 보다 주변의 리더, 시니어, 동료는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 이 세 가지의 실천이 당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