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업무 외 적으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을 뽑는다면 "관계의 문제"를 마주하는 때가 아닌가 싶다. 특히 구성원 간의 불화는 조직의 생산성과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또 리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리더와 구성원 사이의 관계는 리더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구성원과 구성원 사이의 불화는 다르다. 개인의 성향, 업무 스타일의 차이, 과거의 경험 등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있고 3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때에 따라서는 리더의 직접적인 개입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렇기에 리더는 개입을 결정하기 전에 1) 평소 리더의 가치관과 기준이 구성원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고 2) 리더는 개입을 결심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 대한 책임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리더로서 나는 어떻게 이런 부분을 대하고 있을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구성원 간 불화가 생긴다면 먼저 양 당사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야 한다. 많은 갈등이 서로에 대한 오해나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단 단순히 갈등이 표출된 현재 시점의 이슈가 아닌 그 이면에 숨겨진 실제 이슈를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1:1 미팅을 통해 현재의 상황과 갈등을 표출하기까지 당사자가 고민했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당사자 이야기뿐만 아니라 주변 구성원의 관점도 필요하다. 조직 내 갈등은 당사자 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일의 실행과 이해관계자에게도 영향을 준다. 주변 구성원은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조금 더 갈등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갈등을 바라볼지에 대한 정의도 중요하다.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다. 갈등에 있어서도 개인의 감정이나 친분이 아닌 조직의 목표 달성과 건강한 문화 유지가 우선되어야 한다. 각 당사자 간의 오해와 이해관계를 풀어가는 것과 포기해야 하는 것 또한 조직의 관점에서 고민과 고려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고민을 통해 조금 더 리더로서 사고해야 한다고 본다.
이 상황이 조직의 목표 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른 구성원들의 업무 환경과 팀 분위기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조직의 문화와 분위기에 있어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리더가 전부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갈등에 있어서 오히려 방임하거나 "서로 이해하고 잘 지내보자"와 같은 모호한 중재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리더는 명확한 기준과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제에 대한 어떠한 액션이 정의되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의 문제 →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책임 영역을 명확히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진행 및 결정사항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또 특정 누군가의 편이 아닌 조직의 리더로서 판단과 결정,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고 이후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상황을 체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문제를 리더가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음을 리더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화를 하는 각 구성원이 리더가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다. 진정성 있는 태도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갈등의 벽을 허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리더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조직 전체의 신뢰 구축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
사실 불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직 문화와 일 하는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처음 이야기 한 것처럼 사람과 관계를 리더가 전부 이해할 수 없다. 어떠한 문화에서도 갈등은 발생할 수 있다. 그 갈등에 대해서 치우치지 않는 기준과 판단 그리고 리더로서 책임을 가져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리더가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은 완벽한 해결사가 아닌 지속적인 개선과 성장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