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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차 팀장, 이렇게 배웁니다

by 보통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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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차 팀장이지만 지금도 사실 어려운 일이 가득해요. 그래도 중요한 배움이 있었다면 '경험' 만큼 좋은 가르침은 없다는 것과 '경험'을 '체득'하기 위해서 무엇을 고민했고 시도했는가라는 거예요. 리더십 관련 다양한 책과 아티클을 읽더라도 이 경험을 내가 온전히 습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따라 하기보다는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고 시도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저에게 가장 큰 교훈을 주었던 것은 실무였고 구성원과 팀이었어요. 미처 놓치고 있던 것들이 구성원과의 미팅에서 또는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배움을 주었죠. 또 팀도 구성원도 착한 팀장이 아닌 일 잘하는 팀장을 원한다는 것도 현장에서 배운 일이에요.


신사업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배웠던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 시장을 분석하는 관점,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가 우리 팀이 지금 성과를 내고 목표를 향해 가는 데 있어서 더 필요했어요. 팀장의 전문성이 팀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죠.


그 이후로 배우는 방식을 바꾸고 리더십에도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실무 중심 학습 : 현장에서 배우기


팀장의 하루는 회의와 보고로 가득 채워져요. 어느 순간 실제 숫자가 아닌 보고서의 숫자와 가까워지죠. 그래서 숫자를 보는 루틴을 바꿨어요. 매일 아침 출근하면 가장 먼저 대시보드를 열고 서비스와 사업의 지표를 점검하기 시작했죠.


어제의 주요 지표는 어떻게 변했나, 주간 지표의 특이점은 없는지

목표 달성률과 예산의 소진율은 어떤지 비교하고

오늘 우리가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할 아젠다를 도출해요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고 채우면서 전체 흐름을 보면 서비스가 보이고 팀원들과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도 명확해졌어요. 그리고 가벼운 인사이트를 담아서 팀 채널에 공유했어요.


"금주 결제율이 지난주 대비 0.3%p 올랐네요. 지난주 개선한 추천 로직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자 팀의 변화도 생겼어요. 기획자는 기획 관점에서, 디자이너는 디자인 관점에서 각자의 해석을 붙이고 추진해야 할 업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죠. 데이터를 보고 함께 해석하는 습관이 만들어지면서 일하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2편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배우던 이야기를 했었죠. 그때 깨달은 게 있어요. 간접적으로 듣는 것과 직접 해보는 건 완전히 다르다는 거요.


지금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부터 실무적인 일을 직접 챙겨요. 고객 인터뷰를 하거나, CS 문의를 직접 받아보거나, 파트너사를 방문하기도 해요. 리더가 되면 이런 일은 팀원들이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만들어요.


운영하고 있는 현직자 멘토링 서비스도 여전히 멘토로 활동을 하고 있고 멘토분들과 교류하는 자리를 통해 실제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해요. 데이터로 보이지 않는 만족도의 디테일과 의견을 듣는 거죠. 이런 감각은 실무를 직접 해야만 얻을 수 있어요.


다른 리더들과 교류하기


다른 리더분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늘 궁금해요. 예전 동료였던 분들과 대화를 통해 확인하기도 하고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늘 열려 있고 찾으려고 노력해요.


"요즘 어떤 지표 보세요?"

"팀원 채용 어떻게 하세요?"

"주요 보고 어떻게 준비하세요?"


이런 이야기들이 쌓이면 제 시야가 넓어져요. 내가 겪는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고, 다른 팀의 해결 방법을 우리 팀에 적용해 볼 수도 있고요.


실무 아티클 읽어보기


신사업을 많이 하다 보니 실제 시장의 이야기, 경쟁사의 이야기가 늘 궁금해요. 리더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 일을 하는 실무자의 관점에서 쓴 경험은 훨씬 더 인사이트가 있어요. 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무자가 쓴 글을 찾아 읽어요.


"신규 서비스 런칭 후 3개월, 우리가 망한 이유"

"B2B 세일즈 100건을 하며 배운 것들"

"스타트업 PM으로 2년,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개인적으로 이런 제목의 글들이 시야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들이고 실패도 숨기지 않고 공유하거든요. 저도 1-7편을 쓰면서 이런 글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같은 산업이 아니더라도 프로세스나 접근에 있어서 배울 수 있는 글은 꼭 읽고 팀원들에게 공유해요. 게임 업계의 지표 관리, 이커머스의 마케팅 전략, SaaS의 온보딩 개선 등 업계는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한 경우가 많거든요.


메타 학습 : 경험을 체득하기


여기까지는 인풋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인풋이 아니라 그걸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예요. 매일 아침은 생각을 정리하고 다음 플랜을 세우는 저만의 시간으로 활용해요. 늘 메모하고 공유하죠. 또 반성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주간 미팅을 통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우리가 얻은 인사이트는 다음 업무를 위해서 팀 모두에게 전달해요.


배운 것:

- CPA 관점에서 마케팅을 바라보고 일간으로 개선안 적용하기


적용할 것:

- 다음 주 마케팅 미팅에서 타겟팅 재조정 논의


더 알아볼 것:

- 동종 서비스의 광고 소재 모니터링


이렇게 적어두면 다음 주에 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요.


배움의 네 가지 원칙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을 네 가지 원칙으로 정리해 봤어요.


1. 이론보다 실전, 책 보다 실무

진자 배움은 실무에 있어요. 실무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 측면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는지를 생각해야 해요. 책이나 아티클 또한 그 실무에서 나온 경험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5편에서 이야기했듯 "실행 중심의 전문성"이 리더의 설득력을 만들어요. 책으로만 배운 리더십은 현장에서 통하지 않아요.


2. 내 직무에서 멀어지지 않기

리더가 되면 관리 업무가 많아져요. 회의, 보고서, 평가, 채용... 이런 것들이 시간을 다 잡아먹죠. 그러다 보면 실무에서 멀어져요. 하지만 의도적으로 직무를 붙잡고 있어야 해요. 매일 데이터를 보고, 중요한 기획은 직접 하고 그래야 의사결정의 신뢰를 만들 수 있어요.


3. 배운 건 일주일 안에 적용해 보기

좋은 글을 읽었다면 일주일 안에 한 번이라도 적용해 봐요. 그냥 "좋은 글이네" 하고 넘어가면 다 잊어버려요. 예를 들어 "효과적인 회고 방법"에 대한 글을 읽었다면 다음 주 팀 회고에서 바로 그 방법을 시도해 보는 거예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해보면서 배우는 거니까요.


4. 실패도 데이터로 기록하기

4편에서 "실패가 아니라 예상과 다른 결과"라고 했죠. 모든 시도를 데이터로 남겨요. 성공도, 실패도요.

"A 마케팅 채널 테스트 → 결과: 전환율 0.5% (목표 1%) → 학습: 우리 타겟은 B 채널에 더 많음"

이렇게 기록해 두면 다음에 같은 실수를 안 해요.


여전히 배우는 중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여전히 모르는 게 더 많아요. 새로운 도메인으로 이동할 때마다 초보자가 되고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마다 불안하고 어려운 의사결정 앞에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아요.


하지만 그게 자연스러운 거예요.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배우지 않는 게 부끄러운 거니까요. 팀원들에게도 자주 말해요. "저도 이건 처음이라 같이 배워가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엔 이런 말 하기가 어색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팀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함께 찾아보고 제안해 줘요. "리더도 함께 배우는 모습 보이기"가 실제로 팀 문화를 바꾸더라고요.


완벽한 팀장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계속 배우는 팀장이 되세요. 그게 10년을 버티는 방법이고, 팀원들에게 진짜 신뢰를 얻는 방법이에요. 혹시 여러분만의 학습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저도 배우고 싶어요. 우리 모두 함께 배워가요.


✅ 보통 팀장의 북마크


이번 글을 쓰면서 다시 찾아본 그리고 도움이 되었던 글들이에요.


전략, 기획, 실행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

https://brunch.co.kr/@seunghoon82/65


초보 개발 팀장의 1년 회고

https://zzsza.github.io/diary/2020/04/26/novice-leader-retro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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