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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Mar 10. 2017

온라인 작가로서 글쓰기

어떻게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내 글을 읽히게 할까

우선 본업에 지장이 덜 가는 선에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활동을 하고 싶다면, 가장 쉬운 접근이 바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로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이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기록하여 출판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소재를 찾는 동안 다른 '브런치 작가' 분들은 어떤 글을 발행하나 많이 읽어보았다. (글의 목적을 보았다는 게 더 정확할 듯하다.) 작가 신청이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글을 발행하는 분들이기에 글의 소재, 구성, 사진, 영상, 그림 등 확실히 자신만의 무기를 갖고 계셨으며,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기에 동시성(同時性)을 가지고 있어 공감대 형성이 쉽고, 포털 사이트를 통한 글의 노출이 쉬워 독자의 피드백이 매우 빨랐다. 


그런데 다수의 글이 신문 기사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 나의 글처럼 문단이 짧게 구성되었고, 가독성을 위해 줄 띄움이 많았으며, 구어체의 느낌으로 개인 블로그와 비슷하게 쓰여 있었으며, 때로는 15초의 미학이라 일컬어지는 광고의 느낌이 들기도 했다. 즉, 짧은 시간에 읽고 소비될 수 있는 글들이었다. (이는 글의 질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쓰이는 글도 많았고, 자기만의 감성을 드러냄에 있어 감탄을 아니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내용의 임팩트는 강하나 글의 구성 중 맺음말이 부실해 보였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지 20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작가들이 글을 쓰고 많은 독자를 확보하여 인쇄물로 출판을 했다. 그들 중에 상당수는 빅히트를 쳤다. (영화화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작가로 활동하는 이가 몇이나 되는가? 또한 그들의 히트작들은 지금도 사람들에게 읽히고 회자되는가?


나의 글에 생명력을 갖게 해주려면, 나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너무 창대한 고민인가? 난 다만 스스로를 반추하였을 때, 온라인 한 쪽에 글을 올리는 '작가'라는 직함에 부끄럽지 않고 싶다. 이렇게 쓰인 나의 글이 몇 년 후에 다시 읽히더라도 여운을 주었으면 좋겠다. 


책을 통해 읽는 전업 작가의 글들은 항상 부러움을 갖게 하며,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한다.

매끄러운 글솜씨를 기반으로 하여 맞춤법도 정확하고, 하나의 문단(챕터)이라도 여러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온라인 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기에 탄탄한 구성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독자가 시간을 들여 읽지 않으면 아니 되고, 작가 또한 시간을 들이고 집중하여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이들의 글에서는 단순 서술, 열거 만으로도 작가 본인만의 특색이 느껴지며, 지워지지 않는 글의 향기로 남는다.

아마 전업 작가로 살아남기 위해 각자 피를 말리는 습작의 시간을 견디고, 뼈를 깎는 퇴고의 과정에서 벼르고 벼려진 펜의 날카로움을 품게 된 자의 명예로운 훈장 일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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