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 Mar 20. 2018

부유(浮遊)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늘도 쇳덩어리에 늘어진 몸을 싣는다.


태고적의 황금 바람이 부는 그곳.

태양과 바람과 모래만이 존재하여

온전한 나를 느낄 수 있음에

원(願)을 담아 간절히 기도한다.


허름한 신발 두 짝,

큼직한 물 한 통,

몸을 둘러주는 천 한 마(碼)

삶 속 소유를 간략히 낙타 등에 실어


하늘의 가장 빛나는 별 하나에 의지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향하던

먼지 쌓인 책 한 구석에

간략히 적힌 상인처럼


이름 없이 흔적 없이 부유(浮遊)하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흔하디 흔하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