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늘도 쇳덩어리에 늘어진 몸을 싣는다.
태고적의 황금 바람이 부는 그곳.
태양과 바람과 모래만이 존재하여
온전한 나를 느낄 수 있음에
원(願)을 담아 간절히 기도한다.
허름한 신발 두 짝,
큼직한 물 한 통,
몸을 둘러주는 천 한 마(碼)
삶 속 소유를 간략히 낙타 등에 실어
하늘의 가장 빛나는 별 하나에 의지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향하던
먼지 쌓인 책 한 구석에
간략히 적힌 상인처럼
이름 없이 흔적 없이 부유(浮遊)하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