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있어.
어린 학생 시절. 음악 시간이었을까? 선생님이 어떤 율동을 시킨 적이 있어. 짝과 두 손을 맞잡고 시작되는 동작이었지. 수채화 그릴 때의 팔레트처럼 상처로 얼룩진 손을 조심스레 머뭇거리며 뻗었어. 그 사람은 스스럼없이 날 잡아주었지. 마치 매가 먹이를 낚아채듯 손을 꼭 쥐어주었어. 그 따뜻한 느낌은 아직도 잊어지지 않아.
내 손은 이제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듯 그 때보다도 더 엉망이 되었어.
다시 내 손을 잡아줄 이는 없을 거야.
그 사람의 따뜻한 여운으로 살아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