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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 Sep 13. 2023

행복은 승리감이다

나아짐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행복 스위치




“행복은 즐거움이 아니라 승리감이다.

행복은 성취감, 성공감, 레몬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었다는 승리감에서 온다.” 

  [데일카네기 자기관리론]


누군가는 반박할 것이다.

‘승리감이라니? 누구를 이겨야 행복하다는거야? 즐거워야 행복한거지!’   

사람들은 언제 행복을 느끼는가. 당신은 어떠한가


초등학교 시절, 아무리 해도 바람 빠지는 소리만 나던 단소를 불고 또 불어 한 곡을 온전히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단소기능장'이라는 이름의 자격도 얻었는데(실제로 존재하는 ‘장’인지, 선생님이 이름 붙이신건지는 모르겠다) 그 때의 기쁨은 어마어마했다. 나는 내가 못 할 줄 알았다. 연습해도 안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되더라. 선명하지 않지만 단소를 불며 환히 웃던 나를 기억한다.     


50점에서 100점으로 오른 수학 점수, 두 발 자전거를 혼자서 타던 순간, 30초만 뛰어도 헐떡이던 숨이 3분을 뛰어도 할만해졌을 때 나는 분명 행복했다. '해냈다'라는 성취감은 내 기분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로 분명한 이득을 보게 했다. 성적이 올라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았고, 한강에서 3시간동안 자전거를 타 근육을 얻었으며, 저 멀리 서 있는 버스를 포기하지 않아 일정에 차질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성취'는 이런 경험을 떠오르게 한다. 승리감의 기반이자 내 삶이 나아지고 건강해짐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행복 스위치라고나 할까.


   성취감 


이 단어는 긍정과 부정을 모두 담고 있다.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발자국이 떠오르기도 하고 저 높은 이상을 향해 쉼 없이 돌진하는 피곤에 찌든 인간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나한테는 전자의 이미지가 더 크다. 하지 못하던 것을 해냈다는 쾌감은 내 기분을 포동포동 살찌워 구름 위를 구르게 하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그림을 떠올리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성취감을 위해 현재의 수준과 너무 먼 이상만을 쫓기 때문일 것이다. 한 마디로 ‘메타인지’가 부족한 것. 메타인지란 자신의 생각을 판단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다면 메타인지가 뛰어나다 할 수 있다. 메타인지가 낮은 사람은 현재 자신의 수준이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아주 크거나 수많은 열매를 바란다. 그러니 성취감을 느끼기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얼마나 많겠는가. 내 지금 수준이 5라면 목표를 10이나 15 정도로 설정해야 하는데 50, 100으로 설정하는 것이다100으로 가기까지 단기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인간은 지치고 지쳐 다른 길로 새 버린다. 어쩔 수 없다. 나도, 당신도, 모두 똑같다. 


   영어는 해 두면 좋으니까 토익은 무조건 990점!

   취업하려면 컴퓨터 자격증은 기본이지, 컴활 1급 딴다!

   내가 브런치 작가라고? 나도 책 내야지~

   주식, 부동산 투자해서 20억 벌고 퇴사한다! 


이런 거창한 말만으로는 우리의 인생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990점, 컴활 1급, 책 출판, 20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루, 일주일, 한 달, 6개월, 1년의 세부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990점이라는 목적지를 향한 목표는 하루에 단어 50개 외우기, 이틀에 한 번 기출문제 1회분 풀고 오답정리하기 등이 될 것이다. 


목표는 작게 쪼개서 쓴다. 목표를 세워도 다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성취를 위한 과정을 항상 잘 밟아나가고 있을까?

아니. 요즘 나는 텅 비어버렸다. 

텅 비어버린 일정


올 여름, 학교 관련 사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가 엄청 쌓였다.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가다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하는 것이 없으니 성취 같은 건 보기 힘들다. 저녁 먹고 산책 30분, 책 50쪽 읽기, 영어공부 1시간 등의 일상은 흐릿해져 엑스트라 마냥 잠시 나왔다 사라져간다. 그래서 요즘은 행복하지 않다. 승리감도, 성취감도, 나아짐도 없다. 아, 오늘은 쌓여 있던 빨래를 개고 밀린 설거지를 했으니 조금은 괜찮았다고 해야 하나. 바닥의 머리카락은 여전히 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을 보면 한 발자국이나마 나아간 것 같기도 하다. 퇴근 후 글을 쓰는 게 얼마만인지. 한 동안 침대에 일찍 들어가는 것이 전부 아니었던가. 오늘 이 글을 끝마친다면 '행복 1'을 얻는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지금은 계획이고 성취고 메타인지고 다 모르겠고 오늘의 내가 이 글을 멈추지 않고 완성하여 발행하기를 정말정말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내일은 요가를 하기를, 금요일에는 집 청소를 조금 더 하기를, 주말에는 많이 웃기를, 사진과 글로 나를 기록하기를, 또 바란다. 


나는 내가 행복해지길, 당신이 행복해지길, 우리가 행복해지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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