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으로만 Mar 02. 2024

2024.3.1

매년 삼일절에는 직장인성경공부모임 일터선교대회가 있다. 현대인들에게 직장은 매우 큰 의미인 만큼 그 곳에서 신앙을 지키는 것도 정말 중요한데 그러기가 또 무척 어려운 일이어서 나는 이 일과 공동체를 아주 귀하게 여긴다. 그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반나절 늦은 오후에야 참석할 수 있었다. 남편이 갑자기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딸아이 학원 라이드는 내 몫이었기 때문이다.


휴일에 교회에 간다고 남편에게 핀잔을 듣지 않는 대신 은혜의 자리 절반을 못 가진 셈이다. 악은 늘 이렇게 우리에게 진정 좋은 것이 있을 때 더 열심히 방해한다. 교수 친구 둘과 작년 연말에 알게 된 작은 교회의 목사 사모님 등 초청한 세 명도 오지 못할 나름의 이유들이 있었다.


딸을 학원에 조금 일찍 떨어뜨리고 부리나케 집회 장소로 갔다. 다행히 가는 길과 주차가 순조로워 오후 세션 부터는 온전히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한다. 현실을 사느라 오전부터 참석하지 못한 게 짐으로 느껴졌지만 본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은 그 순간부터 나는 은혜의 품에 안겼다.


이번에도 많이 울었다. 주일예배 때도 거의 매번 우니 이런 특별 예배 때는 백발백중이다.




어제까지 3일 연속 릴스를 만들어 올렸다. 어제는 카메라를 거치대에 놓고 집안일 하는 나를 찍어 올리면서 판매자이면서 주부, 엄마, 딸, 아내, 며느리, 예수님의 제자까지 총 7가지 정체성을 하루에도 몇 번씩 넘나든다는 이야기를 했다. 요즘 부지런한 주부들 사이에서 유행인 집 치우고, 요리하는 일상을 찍어 올리는 그 컨셉이다. 과연 지금까지 올린 릴스 중 가장 퍼포먼스가 좋다. 그래봤자 아직 떡상의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주언규 PD 왈, 월 250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내 컨텐츠를 약 3만명에게 노출시키면 된다고 한다. 5% 라는 어마어마한 클릭율과 전환율을 적용시킨 계산이긴 하지만 어쨋든 장사하는 사람들이 유튜브, 인스타를 왜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는 로직이다. 트래픽. 특히 매장 없이 온라인에서만 장사하는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가장 목 좋은 곳인 유튜브, 인스타에 노출시키는 게 그냥 처음이고 끝이다.


이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릴스를 쇼츠로 올리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올해 내내 미루다가 두달이 지난 오늘 그냥 마구잡이로 한꺼번에 등록해 버렸다. 알고리즘이 좋아하지 않는 행동인 걸 알면서도 그냥 내키는대로 하는 이 무식함. 하나하나 띄엄띄엄 올리려다가 또 몇 날 몇 일이 가 버릴 게 뻔해서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걍 했다.


그러고보니 릴스 10개를 쇼츠로 옮기는 일은 30분 정도 걸렸다. 두달을 미룬 일이 30분짜리였다니 나란 인간 또 한번 한심해지는 순간, 그러나 미뤘던 일을 결국 해낸 순간이기도 하다. 사실 두달은 아무것도 아니다. 작년 내내 1년을 미룬 일도 있다. 까페24에 자사몰 만드는 일인데 오늘 해 보니 그것도 하루 만에 뚝딱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늦었으니 이제 자고 내일 도저어언~~!


(+)

하아,, 결국 마구 올렸던 쇼츠는 모조리 내리고 다시 올렸다. 썸네일이 영상 중 랜덤 클립으로 설정된다는 걸 간과했다. 썸네일은 일단 업로드 하고 나면 수정할 수 없어서 모두 삭제하고 다시 올렸다. 이게 웬 노가단가 싶지만 쇼츠 썸네일 설정하는 법 하나는 확실히 배웠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4.2.2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