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2017)

기예르모 델 토로

by 로로

기예르모 델 토로.

아주 특이한 그리고 불가해한 영화감독이다.


29597441_132707784235618_1944392324093946337_n.jpg


올해 <셰이프 오브 워터>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지만, 그 이전에 작품성 있는 영화는 2006년 <판의 미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그 사이에 만든 작품들은 대부분 쓸데없는 외도처럼 느껴진다.


11년의 간격을 둔 '판타지성'의 이 두 영화는 기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공통분모는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쉽게 발견하기 힘든 요소이다.


대부분의 판타지 영화는 시간과 공간 자체가 판타지다.

하지만 델 토로의 <판의 미로>와 <셰이프 오브 워터>는 실제의 역사적인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두 영화에서 판타지 요소만 제거하면 매우 또렷하고, 정확하고, 목적이 분명한 '역사물'이 된다.


스페인의 프랑코 파시즘을 보려한다면 기꺼이 <판의 미로>를 권하고 싶고, 냉전시대 미국사회의 단면을 보고싶다면 자신있게 <셰이프 오브 워터>를 권하고 싶다.

남미를 완벽히 장악한 CIA, 미국과 소련의 얼음장같은 대립, 장애인과 유색인 청소 노동자, 철저히 가부장적인 WASP 가족, 이탈리안 식당에서 쫓겨나는 흑인 부부, 직장에서 쫒겨난 동성애자... 이런 모든 요소들이 아주 정교하게 영화 속에 배치되어 있다.


델 토로 감독은 판타지를 위해 그 배경으로 구체적인 역사를 끌어온 것이 아니라, 역사를 입체적으로 해부하기 위해 판타지를 도입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