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지로의 여름>(2002)

기타노 다케시

by 로로

[반전 reversal 영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2002년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을 반전영화라고 하면 왠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나에게 이 영화만큼 큰 반전의 짜릿함을 준 영화는 없다.


스토리에는 전혀 반전이 없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 부분의 대사 한마디가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자기를 버린 어머니를 찾아나선 한 소년의 여름방학 동안의 이야기가 주는 나름 뿌듯한 감동을 안고 관람을 끝내려는 순간. 소년은 그와 여름방학 동안 함께한 "천하의 대책없는 인간(아마도 영화 역사상 가장 대책없는 캐릭터일 듯)"인 아저씨(다케시 역)에게 묻는다.


"그런데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그것도 아직 몰랐니? 기쿠지로야. 기쿠지로"


이 대사를 듣는 순간 영화의 제목이 '기쿠지로의 여름'인 것을 깨닫게 되고 소년이 겪은 경험보다 망나니 아저씨가 소년과 함께 보낸 시간 동안의 체험과 변화가 처음부터 리플레시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나에겐 가장 극적인 반전 영화였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지 거의 3달이 지났는데도 기억에 남아 이렇게 주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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