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윌 비 블러드>(2007)

폴 토마스 앤더슨

by 로로

역시 좋은 영화를 보는 것은 힘들다. 3시간을 보고 그후 3시간은 그 영화에 갇혀있게 된다.


미국의 사회주의적 소설가 업턴 싱클레어(원작은 Oil!)와, 스탠리 큐브릭에 버금가는 완벽주의 영화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과, 불세출의 은둔주의 영화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조합. 그중 하나만 빠져도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던 2007년 영화 There Will Be Blood가 영국 BBC가 뽑은 21세기 최고의 영화 3위에 오른 이유는 굳이 부연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본 후 한동안 계속 생각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음악 때문이었다. 영화 전편에는 광활한 대지를 숨막히는 각축장으로 만들어주는 아주 불편한 현대음악이 계속 깔려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딱 두 곳에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그것도 꽤 오래전에 녹음된 카랴얀-베를린필-무터의 연주로 우렁차게 흘러나온다. 정말 뜬금없다.


아직은 파릇파릇하던 자본과 종교가 충돌하기 시작할 때 나름 결탁을 도모하던 종교에게 자본이 멋지게 한방을 먹인 직후에 이 음악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괴물이 되어버린 자본이 역시 괴물이 된 종교를 참혹하게 살해하고 "I am finished"라고 선언한 직후 시작하여 엔딩크레딧 끝까지 브람스가 흘러나온다.


왜 감독은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사용했을까? 이건 정말 수수께끼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 답을 찾았다. 하지만 그 답은 너무 사적인 것이고 긴 내용이기에 여기 적을 필요는 없다. 혹시 이 영화를 보게 될 사람이 있다면 이 어울리지 않는 고전음악의 등장을 접하고 앤더슨 감독이 무엇을 고민했을까를 따라가보기 바란다.


(사족1 : 이 영화 개봉 시 한국에서 <가문의 영광> 관객의 1/25인 2만 명만이 보았다는 사실)


(사존2 : 왜 제목을 There Will Be Blood라고 했을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성서의 구절에서 따온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검색해 보니 출애급기 7장 19절에 "there will be blood throughout all the land of Egypt."가 나온다. 실제 여기서 따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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