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알모도바르
잔잔하면서 조금씩 휘젖는다.
반쯤 보다가 그냥 자려고 하면
서서히 정신을 집중하게 만들어버린다.
캐릭터의 심리 묘사에 탁월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평범한 인간관계, 가족, 사랑, 잔잔한 갈등.
스페인 영화감독이지만 종종 일본영화스럽다.
늘 그렇듯이 보고나면 후회하지는 않는다.
<줄리에타> 또한 그러하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강렬한 색채감이
스페인임을 느끼게 해준다.
영화와 미술로 생을 흡수하고, 무의식으로 생을 탐닉하며, 합리성으로 생의 방벽을 구축한다. 불현듯 '무(無)'에 마주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