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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9. 2020

순수한 親氷國주의자를 위한 哀歌

아이슬란드(氷國)는 나에게 꿈의 나라였다.

내가 사는 나라가 숨이 막힐 때 

그곳으로 이민을 갈까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자세히 알아보기도 했는데

인구가 30만 명 정도에 불과한 이 나라는

절대로 이민을 받지 않는단다. 쳇!


나에게 아이슬란드가 꿈의 나라인 이유는

수려한 자연도 너무나 좋거니와

적은 인구에 비교적 높고 평등한 경제적 삶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구 당 잡지, 출판물이 세계 최고인

문화적인 수준 등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아이슬란드가 꿈의 나라라고 생각할 때

실제 그 나라의 구체적 현실이 중요할까?

아니면 내가 꿈의 나라라고 판단할 때 가진

나의 주관적인 가치기준이 중요할까?


누군가가 나에게 현실의 아이슬란드는

절대로 꿈의 나라가 아니며

조용한 중산층 마을에 숨겨진

위선과 내면적 폭력의 사회라고 알려준다면

(실제 아이슬란드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가정이다.)

그래서 꿈의 나라는커녕 악의 화신이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내 생각은 많이 흔들리겠지만

내가 애초에 소중하게 생각한 가치기준의 연장선상에서

아이슬란드를 바라보려는 관성은 쉽게 끊지 못할 것이고

내가 직접 살아서 경험하지 못하는 이상

그냥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나의 그런 생각은

평등한 경제적 삶, 풍요로운 문화에 대한

나의 가치 평가에 의한 것이지

아이슬란드 자체의 모습에서 연유하는 것은 더 이상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구체적 현실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꼼꼼하게 파악하여 명확한 인식을 가져야할 

지고의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아이슬란드의 실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내가 아이슬란드를 꿈의 나라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로

나를 악마처럼 생각하고 비난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이슬란드에 대한 당신의 판단이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가치에 대해서까지

짓밟고 조롱하지는 말아주세요.

만약 당신이 나의 가치판단 기준을 존중해준다면

아마도 나는 더 빨리 현실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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