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사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달달하지는 않다. 1997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체리향기>의 원제목은 <체리맛>이라 해야 할 터이다. 여기서 체리맛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목매달아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나무에 매달린 체리맛을 보고는 자살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은 또 한 사람의 자살을 막으려고 한다.
한동안 이란 영화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후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에 푹 빠져 그의 영화만 찾아보다가, 오랜만에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를 찾아보았다. 비교적 잘 알려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감독이다.
파라디가 세속적, 탈이란적 도상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면, 키아로스타미는 이슬람에서 도피하지 않고, 이란에 뿌리내리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흙과 먼지, 그리고 자살. 그 자살에 대면하는 이슬람인들의 태도가 영화 <체리향기>의 모든 것이다. 그런데 그 주인공 남자는 자살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