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밀러 김독, 1978~2024
<매드 맥스> 시리즈처럼 유별난 시리즈는 없다.
첫째, 이 시리즈는 2024년 5번째 영화가 나올 때까지 무려 46년이 걸렸다. 그런데도 모두 같은 감독의 작품이다.
둘째, 1편도 흔히 SF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사실 그냥 액션 영화에 불과한 저예산 영화였다. 그것이 5편에서는 블록버스터로 덩치를 키우고, 장르는 본격 SF로 변신했다.
셋째, 다른 어떤 SF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과 설정을 가지고 있다. SF이고 포스트 아포칼립스이긴 하지만 판타지적 요소는 거의 없고, 지극히 현실적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황량한 사막은 이 시리즈의 특별한 시그니처이다.
넷째, 이 시리즈를 지지하는 유별난 팬덤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반 관객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비해 영화평론가들의 한결같은 높은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2015년 네 번째 영화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나왔을 때, 나는 어떤 다른 감독이 1980년대까지 나온 조지 밀러 감독의 명작을 망쳐먹으려고 하나 걱정했는데, 아뿔싸! 노인이 된 조지 밀러 감독이 다시 매가폰을 잡았고, 6개의 오스카상과 256개의 각종 크고 작은 상들을 휩쓸었다.
2024년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전편의 프리퀄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약간은 의미 없는 해피엔딩식으로 끝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프리퀄로 방향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이 다섯 번째 영화는 인간집단의 생존 조건을 명확하게 예시해 준다. 에너지, 무기, 물과 식량이 그것이다. 영화는 이들을 각각 장악한 세력의 권력투쟁을 보여준다.
영화는 아포칼립스 즉 종말의 원인을 핵전쟁과 기후재앙 등 다양한 원인으로 설정하는데 영화 자체에서는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이는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의 매력은 있으나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인공지능'에 비해서 훨씬 현실적인 설정이다. 그리고 실제 묘사되는 현실은 '기후재앙' 이후를 묘사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것이 이 영화가 주는 설득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1편부터 4편까지 <매드 맥스> 시리즈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