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한 딱 하나의 윤리적 기준이 황금률이다. 말 그대로 이것 하나만 있으면 족하다. 나머지 모든 윤리와 법규는 이것 하나에 대한 주석이라고 봐도 된다.
황금률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예수의 황금률이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유대교, 이슬람교, 그리스철학 등에 표현되는 서양의 황금률도 이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양적 전통에서는 이와 조금 다르게 표현된다. "자신이 원치 않는 것을 타인에게 행하지 말라." 유교, 불교, 힌두교 모두 비슷하다. 즉 부정형으로 표현된다. "하지 마라!"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양적 황금률이 보다 적절해 보인다. 왜냐하면 서양적인 "하라!"는 것에는 예기치 못한 함정이 있다. 남이 나에게 해주길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줄 때, 그 남이 그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나를 포옹해 주기를 바란다고, 내가 대뜸 그 사람을 포옹할 수는 없다. 이것은 자기가 남에게 하고 싶은 욕망을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황금률에는 그것 자체만으로 완전하지가 않고, 부가적인 조건이나 설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적인 황금률이 더 적절해 보이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유교의 가르침은 대부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한 가르침의 성격을 가진다. 그렇기에 "하지 마라!"는 강조가 더 많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형의 표현은 결과적으로 '부작위'(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아니함)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 사회적으로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하지 마라!"는 식의 황금률이 기존의 상태나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는 결과만을 가져오게 된다.
이 두 가지 황금률의 장점만을 결합하여 하나로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 부가적인 설명이나 조건이 필요 없는 단 하나의 Golden Rule. 이것 하나면 모든 것이 설명되며, 모든 인간의 행위, 모든 인간의 상호관계가 완성될 수 있는 그런 황금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