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나게 된다면
함께 빵집에 갈 꺼다
곰보빵,
아니 소보로빵을 사서
오돌토돌한 부분을 떼내어
그녀에게 줄 꺼다
아마도 그녀는
그걸 좋아하는 것 같다
맨살을 드러낸 허연 부분은
그냥
내가 먹을 꺼다
난 이게 좋아,
라고 하면서
영화와 미술로 생을 흡수하고, 무의식으로 생을 탐닉하며, 합리성으로 생의 방벽을 구축한다. 불현듯 '무(無)'에 마주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