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돌 돌아가는 물레에 가만히 손을 얹어본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점토가 손끝에 닿는다.
그 감촉을 따라, 천천히 모양을 만들어간다.
돌아가는 물레 위에 물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손을 모은다.
두 손가락에 힘을 살짝 주어 위로 끌어올린다.
힘이 부족하면 올라오지 않고,
조금만 과하면 금세 흔들린다.
물이 마르면 점토는 금방 거칠어진다.
그럴 때마다 물을 덧댄다.
물레의 속도는 발로 천천히 조절한다.
모든 감각이 동시에 필요한 순간이다.
도자기를 처음 배운 날.
사랑과 영혼 속 장면처럼
낭만적일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중심을 잡지 못해 몇 번이나 무너지고,
힘을 빼지 못해 다시 무너지고,
너무 얇아져 스스로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도자기 체험은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무너지는 과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어설픈 내 손놀림 위에
선생님의 손끝이 더해져
누군가의 그릇이 완성되었다.
반죽의 감각에 익숙해지는 일,
물레의 속도를 나에게 맞추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는 일.
그날 내가 배운 건
도자기가 아니라,
힘을 빼는 법,
욕심을 내려놓는 법,
무너짐을 받아들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