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진주를 방문한 김에 오랜만에 모교를 찾았다.
3월의 학교는 새로운 얼굴들로 가득했고,
어딘가 가볍게 들떠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며 캠퍼스를 걸었다.
평일이라 북적일 줄 알았는데
전공 수업이 없는 날인지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문득 20살의 내가 떠올랐다.
무서운 전공 교수님 눈치를 보며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던 나.
나는 두려움에 밤늦도록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그 덕분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4학년 2학기에 다시 본교로 돌아왔으니
생각보다 짧은 대학생활이었다.
친구는 대학에서 처음 사귄 사람이었다.
이상하리만큼 잘 맞아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오래 갈 것 같았던 사이.
하지만 나는 러시아로 떠나고
친구는 휴학을 선택하면서
우리의 대학 시절은 조용히 끝났다.
그리고 지금,
다시 같은 공간에 서 있다.
06학번인 우리가 26학번 새내기들을 바라보며.
그들은 스무 살,
우리는 두 번째 스무 살.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로 흘러갔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 그때로?”
그들의 청춘이 부럽지만, 우리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것이 낯설고 불안했고, 주머니가 한 없이 가벼웠던 그 회색빛 시절은 한번으로 충분했다.
우리는 두번째 20살을 잘 보내보기로 했다.
이제는 인생이 무엇인지도 조금은 알겠고, 살아온 연륜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의 삶을 좀 즐겨보기로 했다.
우리의 청춘을 어떻게 보내볼지, 우리는 그 이야기로 또 한참을 이야기 나웠다.
이렇게 함께 청춘을 이야기할 친구가 있다는 것도, 찾아올 모교가 있다는 것도 생각해보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