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까지 배웅하고 긴장이 풀려 몽글해진 공기를 마셨다. 창밖을 우연히 봤는데 또렷한 해.
눈이 부셔 찌푸리며 봤던 해를 처음 편하게 마주 본다.
해를 정면으로 보다가 맞은 것처럼 눈이 얼얼하고 빨간, 노란, 파란 잔상이 한참이나 눈에 붙어 따라다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후회를 하기도 했다.
'눈 버리는 거 아냐, 눈멀면 어쩌지.... 왜 본 거야, 쓸데없이.'
빛으로 감싼, 아니 빛으로 뭉쳐진 해를 이렇게 달처럼 보다니!
이런 날이 오는데..... 달처럼, 해도 흐린 날엔 차분한 모습이란 걸 느끼게 된다.
'해도 달과 같은 마음이 있어, 달도 해 같은 마음이라서 낮달로 뜨기도 하잖아!'
해와 달
해는 흐린 날 달처럼 은은하고,
달은 밤마다 해처럼 빛나 보이네.
고유의 빛을 잃지 않고
자기 빛만큼 환하잖아!
밤에 해는 달같이 빛을 못내,
달도 마찬가지야.
자기를 알고 빛을 낼 줄 아는
너희에 감사해!
맞아, 해와 달은
오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