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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Nov 26. 2024

입김 사진사

어제 파 2단을 가지고 파김치를 만들었다. 아들이 짜파게티에 먹으면 맛있다고 사 오라고 했다. 나는 쿠팡으로 시키면 내일 온다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자기가 마트에서 사 온단다.


나는 오후 4시 반쯤에 학원으로 바로 가지 않고 학교에서 온 막내딸과 입 씨름을 하고서, 또 산책을 나갈양에 짜파게티를 사 오기로 했다. 막내는 확실치 않은 감기 탓에 학원에 이미 간 뒤였다

.      

우산을 쓰고 걷는 골목길, 마스크를 써서 안경 안으로 김이 서렸다. 닦아야 시야가 잘 보이는데....

예전엔 안경을 닦으며 자동적으로 불평이 나왔다. 닦고 다시 쓰면 금세 안경에 김이 서린다. 불평을 불평하며 안경을 닦지 않고 뿌연 세상을 걸었다.

‘김이 잘못한 게 없는데 말이야!’


내 마음의 김을 닦았다. 세상의 모든 빛이 무지개를 달았다. 닦아낸 마음이 무지개 빛일 거야!     

나는 입김 사진사!



무지개를 단 "입김 사진" 2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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