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금나비 Jul 27. 2024

언니의 임산복

2016년 6월 12일

"내가 해줘야 하는데..."

언니는 친정엄마의 이 말에 시어머니가 사준 임산복을 입지 않았다. 엄마가 자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언니 시어머니가 사준 임산복을 보고 한탄한 걸 생각해 보았다. 위해주는 말인데도 뭔가 걸리는 게 있었다.

언니도 엄마의 말이 위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신경이 쓰여 그 옷을 입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그 말속에는 엄마의 사랑도 있고 자기가 중심인 생각도 있다는 걸 느꼈다. 엄마는 그걸 생각지 못한 것뿐이다.




"엄마인 내가 사주어야 하는데."로 들리는 것이다!

엄마가 지병으로 누워계셔서 사줄 수 없는 건 당연한 것이고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지만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돈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임산복도 예쁘다고 칭찬해주고, 남편한테 말해서 대신 옷 한 벌 사서 언니에게 주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엄마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라서 그런 거지, 엄마의 잘못도 아닌 것이다.


엄마는 사랑의 표현을 하지만 딸들은 잘 몰랐다. 엄마는 위해서 얘기를 해주시지만 좋은 결과나 칭찬을 받지 못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우리도 엄마의 그 마음을 몰라서 사랑을 제대로 돌려드리지 못한 것 같다. 엄마의 마음이, 몰라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매우 고통이셨을 것 같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며...



매거진의 이전글 자연스러운 사랑이 뭘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