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 Again! 위로할망
몇 번을 망설이다 그저께야 비로소 마음먹고 똑똑~ 브런치 문을 두드려보았습니다.
사전 준비도 없이 모바일앱을 열어 '작가 신청하기'를 누르니
'자신의 소개'로부터 시작해 '계획하는 글의 주제와 소재, 목차 쓰기'뿐 아니라 '작성한 글 올리기'까지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어휴~ 절차가 까다롭네~ "
300자 소개글과 글감의 구성 등을 낑낑대며 쓰고 구상하다가 문득 6년 전이 떠올랐습니다.
"엄마! 브런치 한번 해보세요. 엄마처럼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새로운 사이트라던데~"
당시 갓 결혼한 큰딸이 지나가는 말로 한 권유를 그냥 흘려버리고는
몇 달 후 생각나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딸이 소개한 웹사이트 이름 '브런치'가 까맣게 생각이 안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위한 새로운 사이트를 찾아보다가 '네이버포스트'를 발견했고
덥석 거기가 '브런치'인양 나의 글쓰기 처소로 개설해버렸던 것입니다.
네이버포스트는 의욕적인 초창기와는 달리
블로그와의 차별성을 잃은 채 차츰 광고성 글로 도배된 사이트로 전락해버렸고..
그와 함께 저의 글쓰기 열정도 시들해져 버렸습니다.
오늘 낮, 브런치 작가로 수락되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6년 전 딸의 권유를 수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리저리 헤매다 뒤늦게 찾아온 이 곳!
저릿한 회한과 함께 감개무량해집니다.
형체 없이 휘리릭 날아간 6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움츠러든 가슴을 펴봅니다.
"이제 다시 시작해보는 거야!"
"Begin Again!"
1959년 10월 서울 출생.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후 중학교 교사생활.
결혼 후 도미, 7년 후 귀국, 초 중학교 방과 후 영어 및 연극 강사. 기간제 교사.
호서대 대학원 연극학과 과정 수료.
지구촌교회 극단 창단 초대 단장, 예배를 돕는 스킷 및 행사 연극 제작 및 지원.
이상은 50대 중반까지의 저의 대표적인 이력입니다.
이리 주욱~ 과거의 경력을 열거하고 나니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60이 넘어 손주까지 둔 할머니에게도 ‘과거’ 보다는 ‘현재’와 ‘미래’가 더 가치 있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전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보고, 생각하고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웃들과 어울려 다양한 문화를 탐구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들과 더불어 함께 하는 시간과 장소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고
쌓이는 ‘의미 있는 일상’에 ‘당당한 가치’가 생성됩니다.
제가 브런치 작가로 거듭나고 싶은 이유는
이러한 소중함 들을 꺼내어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어 좋은 일들이 참 많다는 것을 소곤소곤 일러주면서
해 질 녘의 우아한 붉은빛으로 날 서고 거친 것들을 부드럽고 은은하게 물들여주고 싶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이웃의 필요를 탐색하고
소박한 위로의 언어로 나누는 삶 —
바로 저의 현재와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위로할망 - A Grandma of Encouragement >
브런치를 통해서 얻고 싶은 제 노년의 타이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