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억을 잘못하지만

마을버스 타고 고창여행 즐기고 온 날

by 아이얼

낯선 이들이 80퍼센트는 되는 무리들과 어울려 2박 3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음…

머릿속을 맴도는 여러가지들..

길을 나서기 전의 설렘과 기대..

현장에서의 낯선 마주함이 주는 긴장..

이제는 이 모두를 과거로 보내고 나서..

따뜻한 탕(bath tub) 안애 푹 잠겨 느슨함을 누려본다…

격식 갖춰 입은 멋진 외출복 정장 안에 꽉 조여 입었던 브래지어와 스타킹을 벗어던진 듯..

우선은 편안하다.

그런데 피곤을 풀어야 마땅한 이 자리에서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뭐랄까..

그건.. 툭! 털어버리고 싶어서다.


이번에 마주한 15명의 일행 가운데 3번째였다.

연령 서열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익히 나누는 말이다. 그런데 난 왜 그 숫자가 다른 무게로 다가오는 걸까?

그건 숫자를 건너뛸 수 있는 담대함과 관용을 갖추어야 한다는.. 반의적 넋두리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두려운 게 있다.

그건 기억력의 퇴보다.

많은 감동거리들을 낱낱이 다아~ 담아두고 싶어 안달이 나는데..

그게 안되는 거다..

그래서 스마트폰 메모기능을 활용해 기록도 하고 탭을 눌러 녹음도 해보고는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면 분주한 일상에 밀려 그 감동거리들은 저만큼 밀려나있고..

내가 취했던 기록의 사실마저도 아마득해지기 일쑤인 것이다.


그래서 나이 들면 말수가 적어지는 게 아름답다.

쓸데없이 아는 것들을 읊조리다가 새롭게 담아둔 것들이 생각이 안 나 낭패감을 느끼기 일쑤라면..

그때부터는 입을 다물고 귀를 열어 남의 이야기를 반복해 듣고 그때그때 감탄하고 즐기면서 행복해하면 되는 것이다.

상대의 박식함과 명철함, 지혜와 행동력을 감탄하고 손뼉 쳐주며 기뻐하고 함께 행복을 나누면 되는 것이다!


안 되는 걸 억지로 잘해보려고 애쓰지 말자.

가만 생각해 보니 나이 들어 잘 잊어버려서 해로운 것보다는 좋은 게 더 많다.

우선 젊은이들의 스마트한 이야기는 웬만큼 반복하지 않으면 늘 새롭고 재밌다. 한 소리 또 해도 말이다. ㅎㅎ


이렇게 쌓여진 열등감을 글로 털어버리고 나니 몸과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이제 난 당당히 말할 것이다.


“ I am forgetful!“

난 기억을 잘 못해요!

그래도 여러분들의 아름다운 미소와 몸짓은 절대 잊지 않는답니다~~~^^

사흘간 고창으로의 여정을 함께했던 멋진 여러분들! 사랑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이 감격은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고있어 천만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