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와의 동행, 조금은 불편해도..

광대리 마을회관에서

by 아이얼

이 사진을 보니 옛 정이 소로록~ 올라온다.

마을버스 은수의 대장님이 대걸레를 들이대고 등을 미는 모습이 짓궂기(ㅎㅎ) 짝이 없지만..

70, 8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에 시골로 놀러 가면 의례 남자들은 이렇게 등목을 했다. 우물이 사라진 자리에 세워진 펌프수도를 곁에 두고 영차영차 펌프질해 길어 올린 시원한 물을 큰 대야에 받아 등에 좌악 좌악~~ 뿌려대면

“어~~ 시원하다~~”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다.

저들의 구릿빛 등과 가슴 사이로..


세상에나~~~ 처음 도착했을 때 사진 속 이 플랑카드를 보고 얼마나 감격했던지!


은수를 타고 간 우리는 (총 11명) 전북 고창읍 광대리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이곳에 남아서 마을을 지키는 몇몇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말이다.

(세상에나~~~ 처음 도착했을 때 사진 속 이 플랑카드를 보고 얼마나 감격했던지! )


총 6명의 여성 중 4명은 화장실이 딸린 큰 방에서, 또 다른 작은 방에서 나머지 2명이 잤고

나머지 5명의 남성들은 자그마한 창고방과 주방 겸 거실로 사용하는 가운데 공간에서, 마을버스 은수 안의 변형된 침실에서, 회관 마당의 정자마루에서 뿔뿔이 나누어 잤다. 당연히 조그만 화장실 2개에서 나누어 샤워하기가 불편했던 거다.


그렇게 숙소가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서 더욱 낭만적이었다. 바로 이렇게 등목 하는 사진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 되어주었으니 말이다.



“왜 마을버스 은수 타고 불편한 여행을 가세요?”


누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이제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불편해야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요~”

“불편한 자리에 사람이 보이고요~ 돌보는 손길이 나타나고요~ 그리고~~~ 너와 나를 가르는 턱이 없어져요~~”


은수!

초라한 게 아니라 소박한 너로 인해 이렇게 평생 받아보지 못했던 대대적인 환영도 받아보고~

턱을 무너뜨린 이들과 밀리는 고속도로를 당당하게! 거침없이! 질주했으니~~

은수야!

난 앞으로도 네가 마련한 불편함을 계속 따라다니고 싶어 안달이 날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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