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이면 KBS 드라마 <독수리 오 형제를 부탁해>를 즐겨본다. 지속적으로 시청하는 유일한 TV 연속극이다. 이유는.. 이걸 보는 동안 마음이 훈훈해지고 유쾌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내 고백에 친구가 불쑥 한마디 한다.
“그거 완전 3류 드라마 아니야?”
살짝 발끈하며 대꾸했다.
“작금의 세태와 동떨어진 허무맹랑하고 유치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볼만해. 동화 같은 훈훈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느낌이랄까?”
하나같이 착하고, 순진한 오 형제 가족들. 그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은 누구라도 예측 가능한 결론을 내포하고 있다.
선악구도에서 사필귀정, 인과응보가 뒤따르고, 선한 마음과 행동이 축복으로 이어지는 뻔한 권선징악의 스토리..
이를 보면서 잠시 각박한 현실을 벗어나 위로와 치유받는 나 자신 역시 엄청 유치한 인간일지도?? ㅎㅎ
지난 일요일 이 유치한 드라마를 보던 중 귀에 쏙 들어오는 명대사가 있었다.
“사죄하는 것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자기가 버린 갓난아이를 막내아들로 삼아 키워준 은인인 사장 아버지를 배반하고 회사 공금을 횡령해 달아났던 여인! 그런 독수리 오 형제 집안의 평생 원수가 20여 년 만에 자기의 딸과 묘하게 엮인 넷째 형제를 찾아와 불쑥 던지는 사죄에 대한 이 응대의 언어는 너무도 설득력 있는 멋진 말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이 명대사 하나를 기억하고 싶어 이리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사죄하는 것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기억하는 것도 유통기한이 있기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