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유럽의 발효과정 (ft. 종교는 히비스커스)

by 눈썹이


나는 정말 자주 아프다.


2023년 1n가지 일을 하던 시기부터 climax로 좋았던 체력은 동시에 climax 나락으로 갔다. 건강이 제일 좋았던 해였다가 몸은 계속 무리하고 있다고 신호를 보냈었다. 그렇게 3일, 일주일, 한 달씩 23년 5번 이상 아프다 몸이 우수수 무너져 아급성갑상선염을 3달 넘게 앓다 덕분에 인생 살면서 제일 거대한 몸매를 얻게 되었다. 호르몬이 돌아왔다 해도 무너진 몸은 예전처럼 F45를 해도 변하지 않고 1년이 되어가고 있다. 푸핫.



output_2307352288.jpg?type=w580 오 놀라운 인간의 신체


중요한 것은 어쨌든 그 이후로 난 자꾸 자주 아프다는 것이다(사실 운동을 많이 한 척해서 그렇지 태생적으로 연약한 것 같다). 지난주 일주일간 독일 여행을 하고 바로 쿠예라(Cullera)로 가서 3일 동안 dog sitter를 자처했다. 이미 독일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갈 즈음부터 몸살기운이 있었다. 커피도 안 마시고 하루에 차를 종교적으로 마셨다. 특히 히비스커스와 생강을. 얕은 감기어도 일상생활은 가능하니까 하고 그토록 해보고 싶던 "개와 달리기"도 하고 T의 멋쟁이 일본칼로 요리도 했다.





output_977395756.jpg?type=w580 나와 아테네아, 달리는 중.

달리기는 최고의 명상인 것 같다. 아테네아가 생각보다 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놀랐다. 요리 또한 훌륭한 명상인 것 같다. 벌써 2가지 형태의 명상 방법을 갖고 있으니, 풍족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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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와 T의 귀여운 주방. 에코버 주방세제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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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워도우, 실패가 없지.






당연히 다 회복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발렌시아로 돌아와 드디어 헬스장을 등록하고 너무 신나서 하체, 등, 전신, strenghth training, cardio, pilates 골고루 했다. 분명 잘 쉬고 무리하지도 않았고 건강히 잘 먹었는데, 다시 몸살이 났다.

진짜 바본가?

아니다, 나보다 더 몸을 굴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만 아픈 거다.

F45에서도 회원들과 똑같이 일주일에 6번 운동하면 나는 다음주 되면 아팠다. 왜?

마음은 철인처럼 운동하고 싶은데, 자꾸 몸이 그러지 말라고 한다. 정신은 몸을 지배한다며?



어린 시절부터 나는 '난 괜찮아' '난 다 좋아' 등 하는 생각을 해서 내가 되게 무던하고 무딘 사람이라 생각했다. 분명 오랜 기간 '난 괜찮아'로 몸도 지배한 줄 알았는데, 사실 난 너무 연약하고 예민한 사람이었다. 물론 그 모든 반응들이 내 신체에 못생김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억울하고 또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서럽고 말이다.

지난주 Q가, "왜 여행을 가면 아프게 되는지 알았어. 평소 우린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데 그 스트레스가 우리 코티솔을 지켜주다가 여행에 가면 스트레스가 없어져서 보호받던 코티솔은 불안정해지기 때문인 것 같아. 그래서 우리 Rio 갔을 때, 나 갔다 와서 엄청 아팠잖아! 나 그 뒤로 아픈 적 없었거든." dang it.

incoming-127CC122-39D1-4846-B9F1-747B329FB367.jpg?type=w580 내 심장 저렇게 뛸 때 설레서 더 뛰어




이쯤 되면 하나님도 본인을 믿지 말고 나 자신을 더 믿으라고 하라고 하실 것 같다. 하나님, 저도 제 자신을 믿고 싶어서 매일 몸뚱이에 영양제만 5가지에 히비스커스차를 마시며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 하고 빌고 있어요.


IMG_5313.jpg?type=w580 귀여운 곰돌이 코스터, 히비스커스티



웃자고 푸념하고 있는 거다. supposed to be hilarious, because I am the funniest person in the world(i wish).


사실 비루한 몸뚱이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고 있었다. 과도한 인터넷 세상에서 내 몸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다 더 우울해졌을 수도 있고. 벌써 9개의 글을 써서 발행은 못하고 저장만 했다. 쓴 글을 읽어보면 내 삶이 너무 우울한가? 라며 내가 이상할까? 하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울을 빼놓고 조이스를 얘기하긴 힘들다. 지금은 굉장히 무딘 감정이 되었지만 20대까진 녀석은 순간의 날씨친구가 아닌 한 침대를 공유하는 배우자였다고 할까? 비유가 너무 많은가? 어쩔 수 없다. 나는 래퍼 같은 시인이 되고 싶었고, 예술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MBTI가 NT인 게 좋다(T의 함량이 더 높아졌다. MBTI의 목적은 8개 성질을 50:50으로 가지는 거라니까, 참내).


output_293696533.jpg?type=w580 나는 낫고 있을걸? 사진



며칠 전 장을 보고 약간의 기분을 내고 싶어 콤부차 한 병을 샀다. 병을 반환하면 돈도 돌려준 데서 잘 마시고 갔다 줘야지 하고 생각했다. 챙강! 방에 있는 데 유리가 신랄하게 깨지는 소리가 났다. 플렛메이트가 냉장고를 열다가 내 콤부차를 깬 것이었다. 화는커녕 "내가 병을 제대로 위치하지 않은 내 잘못인 것 같아"라고 했다. 그게 내 reaction(무의식)이었다. 병을 같이 치우면서 얘는 미안하다고는 안 하네라고도 생각했다. 나는 호구인 동시에 삐뚤어진 생각을 했다.

output_2277274606.jpg?type=w580 속상해서 요리하고 위스키 잔에 오렌지 주스 마시는 나 어떤데..


한국을 떠나 유럽에 온 지 2달이 되었다. 한 달 전 담갔던 김치가 보글보글 잘 발효되고 맛이 짙어졌다. 오늘은 기운을 내서 김치볶음밥도 만들었다. 사워도우도 꾸준히 만드는 중이다. 공기 중의 미생물도 자기 자리를 찾아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제 할 일을 하는데, 발렌시아의 미생물들 덕분에 기운이 난다. 나 또한 훌륭한 맛을 내려고 긴 시간의 발효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갑자기 생각난 에피소드; 지금은 대화를 하지 않는 친했던 친구에게 공기 중 미생물이 내 사워도우 스타터(효모)의 발효를 도와준다라고 설명해 줬더니, "아, 같이 일하는 형이라면 믿겠지만, 그렇다고 해줄게."????? 이 오빠 이과 맞나? 황당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마 N 같은 상상이라 생각했나 보다). 그래놓고 나보고, "컵에 얼음 녹아도 안 넘쳐, 알고 있어?"라는 말을 했었다. ㅁㅊㄴ 손절하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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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포기 김치. 레시피도 써봐야겠다. 김치볶음밥엔 계란후라이지.



세상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minor 하지만 좋은 소식을 얻었다. 정말 poco a poco step by step을 경험하고 있군. 어제 정말 아팠고 오늘도 사실 미열인 상태로 글을 쓰는 중이지만, 오늘은 기분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해서 기분이 나아졌다. 이상한 문장이지만, 어쨌든 긍정이란 뜻이다.


써둔 여러 글들을 합쳐 버렸다. 그래도 글 하나를 완성하니 기분이 좋다.


47231DC0-DC2D-4234-883B-5E9C2A1123B1.jpg?type=w580 Cullera, Valencia,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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